[오늘의 설교] 플랫폼 위의 교회

입력 2015-05-14 00:15

‘플랫폼의 눈으로 세상을 보라’는 책에서 저자는 세상을 바꾸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서 ‘플랫폼’을 지배하는 기업이 승리한다고 주장합니다. 책을 보면 현대사회가 만들어 내고 있는 창조의 90% 이상이 ‘융·복합 창조’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애플사의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는 융·복합 창조자의 모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발명해 놓은 것을 융·복합해 스마트폰처럼 다양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발명품을 만들었습니다.

융·복합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플랫폼입니다. 플랫폼 위에서 정보와 기술이 만나고, 새로운 창조물이 나오는 것입니다. 생산적인 플랫폼이 되기 위해서는 개방성과 다양성, 포용성을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폐쇄적인 조직은 쇠퇴의 길을 갈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날 교회도 바로 이 플랫폼의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 보면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15절)고 물으십니다. 이에 베드로는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16절)이라고 답합니다. 예수님은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18절)고 베드로를 극찬합니다. 예수님은 베드로의 신앙고백 위에 교회를 세우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교회는 그리스도라는 반석 위에 세워져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동시에 조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마태복음 16장 23절에 보면 베드로는 칭찬을 받았던 그 자리에서 예수님께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 너는 나를 넘어지게 하는 자로다 네가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사람의 일을 생각하는도다”라며 꾸지람을 들었습니다. 예수님이 죽임을 당하고 부활하실 것을 말씀하셨는데 베드로가 만류했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사람의 일보다 하나님의 일을 먼저 생각하는 곳이어야 합니다. 베드로는 순간적으로 주님의 뜻을 잘못 헤아렸습니다. 사탄은 지금도 이점을 노립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많은 정보를 제공합니다. 우리는 그 정보들을 잘 결합시켜 보다 많은 사람들을 구원받도록 해야 하는 사명이 있습니다. 교회는 이 시대의 플랫폼이 되어야 합니다. 플랫폼을 활성화하는 방법은 명료합니다. 와서 머물게 하면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방문 만족도를 높여야 합니다.

이 시대에 맞는 교회의 플랫폼은 어떤 것일까요. 한 인류학자가 아프리카의 반투족 아이들에게 게임을 제안했습니다. 그는 나무에 과자를 매달아 놓고 “가장 빨리 오는 사람의 것”이라고 말했지만 아이들은 한 명도 뛰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모두 손을 잡고 걸어와 함께 과자를 먹었다고 합니다. 인류학자가 의아해하자 아이들은 “우분트”라고 말했답니다. ‘네가 있기에 내가 있다’라는 뜻의 반투족 언어입니다. 바로 오늘날 교회에 필요한 정신입니다. 피리를 불면 함께 춤을 추고, 누군가 애곡하면 함께 슬퍼하는 초대교회의 정신이 구현돼야 합니다. 우리 교회는 이런 건강한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합니다.

임화식 순천중앙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