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이 12일 홍준표 경남지사의 측근인 나경범(50) 경남도청 서울본부장과 강모 전 비서관의 자택 및 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이미 소환조사를 마친 두 사람을 압수수색한 것은 이들이 다른 참고인에 대한 회유 및 증거인멸·은닉 과정에 개입한 정황이 나왔기 때문이다.
수사팀은 나 본부장 등의 집에 수사관들을 보내 2011년 한나라당 대표 경선 당시 홍 지사의 구체적인 동선과 경선자금 입출내역이 담긴 자료 등을 집중 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전 비서관이 근무하는 물류회사 사무실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검찰은 이들이 홍 지사 혐의와 관련된 중요 증거물을 은닉했다는 첩보를 입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 관계자는 “이미 확보된 참고인들의 진술을 보강하고, 중요 참고인에 대한 회유 의혹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당 대표 경선 당시 홍 지사 선거캠프의 자금·조직 관리를 총괄했다. 윤승모(52) 전 경남기업 부사장은 검찰에서 “강 전 비서관 주선으로 홍 지사를 만나 1억원이 든 쇼핑백을 건넸으며, 나 본부장이 이를 받아갔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수사 착수 이후 이들이 이런 사실을 감추기 위해 김해수 전 청와대 비서관, 모 대학 총장 엄모(59)씨 등을 통해 윤 전 부사장을 회유하려 한 것으로 본다. 이날 압수수색이 엄씨 조사 하루 만에 이뤄졌다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수사팀이 압수수색에서 무엇을 확보했느냐가 홍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편 윤 전 부사장은 서울의 한 병원에서 취재진과 만나 홍 지사가 ‘배달사고’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 “홍 의원이 말씀하시는 것은 그분의 자유인데 내가 뭐라고 하겠나”라고 말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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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리스트’수사]檢 홍준표 측근 2명 집·사무실 압수수색
입력 2015-05-13 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