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65) 전 국무총리가 14일 오전 10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된다. ‘성완종 리스트’ 의혹에 연루돼 총리직을 사퇴한 지 17일째 되는 날이다.
이 전 총리는 2013년 4월 재·보궐선거 때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서 현금 3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성 전 회장은 ‘금품 메모’ 8인 중 가장 마지막에 ‘이완구’라고 적었다. 언론 인터뷰에서 “이 양반한테 한 3000만원을 줬다”고 주장했다.
특별수사팀은 돈 인출자, 성 전 회장 수행원, 당시 선거캠프 관계자 등을 조사해 성 전 회장이 2013년 4월 4일 오후 이 전 총리의 충남 부여 선거사무실에 찾아가 3000만원을 건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전 총리 측은 성 전 회장의 방문 자체를 부인하지만, 선거캠프 자원봉사자였던 한모(61)씨는 “충남도청 개청식날(4월 4일) 성 전 회장이 선거사무실 중앙의 긴 테이블에 앉아 있는 것을 봤다. 인사를 했더니 ‘득표 좀 많이 할 수 있게 도와 달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수사팀이 국정 2인자였던 이 전 총리를 공개 소환하는 것은 성 전 회장이 3000만원을 마련해 이 전 총리를 독대하기까지의 과정을 객관적 증거들로 복원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성 전 회장 본인의 말에 준하는 진술을 할 수 있는 사람, 당시 동선을 기억하는 사람 및 확보 가능한 모든 자료를 비교·분석하며 퍼즐을 맞춰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맞서 이 전 총리 측은 금품 공여자가 사망한 데다 3000만원 전달 장면을 직접 본 사람이 없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들겠다는 전략이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내일은 이완구 檢에 불려온다… 성완종에 3000만원 받은 혐의
입력 2015-05-13 0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