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정치권, 노력 않고 세금 걷겠다면 염치없다”

입력 2015-05-13 02:50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정치권의 공무원연금 개혁과 국민연금 연계 논의에 다시 한번 쐐기를 박았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시한폭탄” 등 표현까지 쓰면서 공무원연금 개혁이 시급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4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 당시 발언보다 한층 수위나 강도가 높아졌다. 특히 국무회의에서 이례적으로 한숨을 쉬고 잠시 침묵하는 등 답답한 심경도 드러냈다.

◇박 대통령 “시한폭탄” 언급하며 개혁 추진 강조=박 대통령은 회의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안의 4월 국회 처리 불발 이후 처음으로 구체적 입장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정치권, 특히 야당을 겨냥한 듯 “노력은 하지 않으면서 세금을 걷겠다고 하면 염치없다” “정치권에서 할 도리를 먼저 해야 한다” “미래세대에 빚더미를 물려줘선 절대 안 된다” 등의 표현을 써가며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또 “생각해보면 공무원연금 개혁은 10년 전에 15년 전에 단행했다면 이렇게까지 어렵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어려운 일이라고 자꾸 피하면서 오다 보니까 빚이 산더미처럼 쌓여서 점점 개혁하기가 힘들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럼 우리나라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이고 우리 재정은 어쩔 것인가”라고도 했다.

공무원연금 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최우선 선결 과제로, 빠른 처리가 필수적이지만 국민연금과의 연계 논의는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의 대야(對野) 압박이다. 연금재정 적자 해소를 위해 공무원연금을 수술대에 올리는 것인데, 새정치민주연합의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로 상향’ 주장은 오히려 국민에게 세금 부담을 지운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공무원연금 개혁 처리 시급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하… 이것만 생각하면 한숨이 나와요”라고 한 뒤 10초가량 침묵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경제 살리기를 위한 노력을 늦추지 않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앞으로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경제재도약을 위한 우리 역량과 집중력이 분산되거나 지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호랑이한테 물려가도 정신을 차리면 된다는 말이 있다”며 “올해 달성해야 할 것이 이것이다 하고 정신 차리고 나아가면 해낼 수 있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진출 성과확산 토론회 참석, 계속되는 경제행보=박 대통령은 오후에는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경제5단체장 초청 해외진출 성과 확산토론회’에 참석, 우리 기업의 해외진출 확대를 위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리는 경제 개발 초기단계부터 수출주도형 성장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며 “대한민국의 운명은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시장으로 눈을 돌려야만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출인프라 확충 및 수출기업 상시지원 체계 확립, 할랄식품과 보건의료 등 신산업 수출기업 육성전략 마련 등을 지시했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신규시장 확보 및 신산업 진출 기반 마련, 566억 달러 규모 대형 프로젝트 수주 등을 해외진출 성과로 꼽았다. 그는 이어 해외마케팅 지원 강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등의 조속한 국회 비준 등 경제외교 성과 극대화를 위한 건의사항도 정부에 전달했다.남혁상 노용택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