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다음 격전지는 B2B 시장”… 삼성·애플 一戰 벼른다

입력 2015-05-13 02:02

삼성전자와 애플이 B2B(기업 간 거래) 시장을 두고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B2B 시장은 향후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큰 시장으로 꼽힌다.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 앤드 설리번에 따르면 B2B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2020년 6조7000억 달러(7340조원) 규모로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시장의 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체들이 B2B 시장에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특히 삼성전자와 애플은 B2B 시장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생각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아이폰과 갤럭시 등을 중심으로 하는 성장동력에는 한계가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반면 B2B 시장은 이제 개척해 나가는 단계여서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B2B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강력한 우군을 끌어들였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소프트(MS)를 파트너로 삼았다. MS가 기업 고객에게 ‘킬러콘텐츠’인 오피스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B2B 판매를 통해 삼성전자 모바일 제품을 구입하면 오피스365를 무료 제공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독일 세빗(CeBIT) 전시회에서 B2B 브랜드 ‘삼성 비즈니스’를 선보이며 B2B 시장 공략 의지를 보였다. 유통, 교육, 의료, 물류, 호텔, 금융 등 B2B 6대 분야에서 90여개의 솔루션을 갖추고 있다.

삼성전자는 보안솔루션 녹스(KNOX)에도 공을 들이고 있는데 역시 B2B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개인의 스마트기기를 업무에 사용하는 BYOD(Bring Your Own Device) 시대가 되면서 기기에 대한 보안이 매우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보안이 잘 되는 스마트기기가 있어야 B2B 시장 공략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B2B 특화 태블릿PC인 ‘갤럭시 탭 액티브’를 출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S5의 부진으로 수익 다각화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면서 B2B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유럽 지역 B2B 인력을 1.5배 늘리고, B2B 관련 기업을 잇달아 인수하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에 맞서 애플은 IBM과 손을 잡았다. IBM은 빅데이터 분석을 비롯해 다양한 기업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애플의 태블릿PC인 아이패드에 IBM이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기업용 앱을 탑재해 B2B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애플과 IBM의 협업은 최근 일본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거뒀다. 애플과 IBM은 최근 일본우정과 손잡고 노인을 위한 전용 앱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애플의 태블릿PC 아이패드에 IBM이 노인 전용 앱을 만들고 일본우정이 예금과 보험상품에 가입한 일본 노인들에게 아이패드를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일본우정은 500만대가량의 아이패드를 보급할 예정이다. 애플은 올해 2분기에 1260만대의 아이패드를 판매했다. 이번 계획은 최근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아이패드 판매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과 IBM은 다른 나라로도 비슷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