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우선 급한 불부터 7억5000만 유로 상환… 빚 갚고 디폴트 위기 넘겨

입력 2015-05-13 02:21
그리스가 12일 상환 예정이었던 국제통화기금(IMF) 채무 7억5000만 유로(약 9186억원)를 모두 갚으면서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를 일단 넘겼다.

전날 유로그룹 회의에서 그리스와 채권단은 추가 구제금융 지원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이전과 달리 긍정적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1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의를 마친 유로그룹(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 협의체)은 성명을 통해 “채권단과 그리스 간 구조개혁 협상에서 진전이 있지만 구제금융 지원을 위한 합의에 도달하기까지는 시간과 노력이 더 필요하다”면서 “추후 실무 협상에서 합의에 도달하면 구제금융 분할금 지급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스 정부가 연금, 부가가치세 등의 부문에서 일부 양보안을 내놔 논의가 진척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협상의 분위기가 다소 긍정적인 방향으로 돌아선 만큼 그리스 측은 우선 빠른 시일 내에 유럽중앙은행(ECB)으로부터 단기 유동성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그리스는 ECB에 그리스 시중은행들이 만기 1년 미만의 단기국채인 재정증권 매입한도를 증액하고 그리스 정부에 단기 국채 발행한도를 늘려주도록 요청한 상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유로그룹 회의에 참석한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그리스 정부가 경제 개혁안에 대해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그리스인들이 (재정난을 해소하기 위해) 필요한 것을 인정할 준비가 됐는지 여부를 결정하는 데 국민투표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AFP통신은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그리스가 브릭스(BRICS)개발은행으로부터 가입 초청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와 전화로 회담한 세르게이 스토르차크 러시아 재무차관이 회원국으로 참여해 달라는 요청을 전달했다”면서 “치프라스 총리가 제안을 상세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