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대한야구협회(KBA) 2015년도 임시 대의원 총회. 대한야구협회의 새 수장을 뽑는 현장에서는 그러나 박수 소리 대신 고성이 터져 나왔다.
총회는 지난 3월 이병석 전 회장이 국회의원 겸직금지 규정에 따라 자진 사퇴한 이후 공석이 된 회장을 새로 뽑는 자리였다. 박상희(사진) 협회 수석 부회장은 대의원 19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10표를 얻어 김종업 협회 회장 직무대행(9표)을 1표 차이로 제치고 제22대 회장으로 당선됐다.
KBA는 이 전 회장 사퇴 뒤 맞고소전으로 내홍을 겪었다. 협회는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사무국장을 고소하고, 사무국장은 전무이사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회장 선거를 앞두고 박 회장과 김 후보 측은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분열된 협회의 현주소는 박 회장의 당선 소감 때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박 회장은 “어려운 야구협회다. 협회 돈을 자기 돈처럼 빼먹는 패거리가 있으니 (10대 9라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 회장이 ‘패거리’를 여러 차례 언급하며 과감한 조직 개편과 인적 쇄신을 강조하자 고성이 난무했다. 한 대의원은 “패거리라는 표현은 지나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 전 회장의 잔여임기인 1년 9개월간 협회를 이끌게 된 박 회장은 한국야구위원회(KBO)에도 화살을 돌렸다.
그는 “KBA가 KBO와 비교해 부족한 게 뭐가 있는가”라며 “KBA가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돈은 연간 30억원이고, KBO는 수입과 지출을 빼면 70억∼80억원 정도다. 과거엔 스포츠토토 지원금을 KBO를 통해 받았지만, 이제는 문화체육관광부를 통해 직접 받는다. KBO에 굽실거릴 이유가 전혀 없다. 샅바싸움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타임아웃] 박수 대신 고성 오간 대한야구협회장 선거
입력 2015-05-13 0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