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의 보아, 2년 9개월 만에 ‘키스 마이 립스’로 컴백… “스스로 앨범 만들어 꿈을 이룬 것 같아”

입력 2015-05-13 02:41

데뷔 15년차인 가수 보아(본명 권보아·29·사진)가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2000년 만 14살 나이에 1집 앨범 ‘아이디 피스 비(ID: Peace B)’로 화려하게 데뷔한 그는 이듬해 일본에 진출해 한류 1세대로 우뚝 섰고 ‘넘버 원’ ‘발렌티’ ‘허리케인 비너스’ 등을 히트시키며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지난해 할리우드 댄스 영화 ‘메이크 유어 무브’를 통해 배우의 길에 들어섰고 KBS 단막극 ‘연애를 기대해’에선 주인공 역할도 맡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다. ‘아시아의 별’은 여전히 그에게 따라붙는 수식어 중 하나다.

그런 보아에게 12일 자정 공개된 앨범 ‘키스 마이 립스(Kiss my lips)’는 더 커다란 의미를 갖는다. 2년9개월 만에 발표하는 새 앨범에는 총 12곡이 수록돼 있다. 미니 앨범이나 한 곡씩 수시로 나오는 디지털 싱글이 아니라 멀리 돌아왔지만 정공법을 택했다. 뿐만 아니라 데뷔 후 처음으로 앨범 전곡을 직접 작사·작곡·프로듀싱해 대중을 놀라게 했다. 당당한 여성상을 대변하며 화려한 퍼포먼스를 구사했던 ‘퍼포머(Performer)’에서 직접 앨범을 해산(解産)한 ‘뮤지션(Musician)’으로 변신한 것이다.

11일 서울 강남구 SM타운 코엑스 아티움에서 열린 음악감상회에서 보아는 “데뷔 당시엔 스스로 앨범을 만들 거라고 상상해보지 않았다”며 “꿈을 이룬 것 같다”고 감격스러워했다. 또 “타이틀곡 키스 마이 립스의 경우 믹싱 작업만 26번을 할 만큼 애착이 컸다”고 덧붙였다.

타이틀곡은 강렬한 전자 사운드와 경쾌한 비트, ‘속는 셈 치고 나를 따라오라’는 도발적인 가사가 어우러져 보아가 가진 여성스러운 매력을 한껏 뽐낸다. 이외에도 팝과 댄스, 알앤비, 펑크, 어쿠스틱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 곡을 두루 포함시켜 폭을 넓혔다. 타이틀곡 외에도 미리 공개했던 ‘후 아 유’, 에디킴과의 듀엣곡 ‘더블 잭’ 등은 현재 음원사이트 인기차트 10위권 안에 안착해 있다.

보아는 데뷔 후 처음으로 무대 위에서 하이힐을 신고 치마도 입는 등 여성스러운 모습으로 외모적 변신도 꾀한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는 “아이돌의 대명사라 불리는 그가 이 대중음악시장에서 나고 자라 성장했다는 것을 완벽히 보여준 앨범”이라며 “다양한 장르를 자신만의 색깔로 소화해 스스로 뮤지션으로서의 인생을 써 간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