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위해 고객 돈으로 돌려막기 영업 끝에… ‘스타 자산설계사’ 범죄자 전락

입력 2015-05-13 02:04
대형 보험회사 영업사원이었던 이모(41·여)씨는 탁월한 실적을 인정받아 2007년 유명 자산관리회사에 스카우트됐다. 옮겨간 회사에서도 승승장구했다. 3년 연속 최고 실적을 낸 직원에게 주어지는 ‘톱클래스’상을 받으며 억대 연봉자가 됐다. 서울 강남 지역에서 자산설계사로 유명세를 얻은 이씨는 강남치과의사협회 등이 주최하는 자산관리 세미나에 강사로 초청되기도 했다.

김모(84·여)씨는 세미나에 참석했던 치과의사 아들을 통해 이씨를 알게 됐다. 이씨는 “보험 일시급 형태로 돈을 맡기면 주식과 연계된 보험상품을 설계해 높은 투자 수익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평소 친절하게 부동산 등 투자 관련 상담을 해주던 이씨였기에 별다른 의심 없이 2010년 4월 노후자금 3억4800만원을 건넸다.

하지만 믿었던 이씨는 불과 한 달 뒤 자신의 가족과도 연락을 끊은 채 사라졌다. 대신 이씨의 숨겨진 정체가 드러났다. 그는 빚을 내서라도 할당량을 채우는 무리수로 실적을 달성해 왔다. 고객이 맡긴 돈으로 다른 고객의 투자 손실금을 메우는 ‘돌려 막기’도 했다. 김씨에게서 받은 투자금 가운데 보험 상품에 투자한 돈은 5000만원에 불과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이씨를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도피 5년 만인 지난달 30일 경남 창원에서 다른 사람의 신분증으로 일자리를 구하려다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