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러, 군사기밀 주고받으며 ‘新밀월’… 11∼21일 지중해 연합훈련

입력 2015-05-13 02:21
11일(현지시간) 시작된 중국과 러시아 해군의 ‘해상연합-2015’ 훈련에 앞서 양군 병사들이 러시아 남부 노보로시스크항에서 열병식을 갖고 있다. 21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연합 훈련을 통해 양국은 ‘준군사동맹’ 수준의 공동 대응 의지를 과시할 예정이다. 같은 날 나토 연합군 전함들이 리투아니아 클라이페다항에서 해상 기동훈련을 실시했다(오른쪽 위 사진). 신화연합뉴스

중국과 러시아 해군이 지중해에서 펼치고 있는 연합훈련이 양국의 ‘준군사동맹’ 관계를 상징하고 있다고 홍콩 명보가 12일 보도했다. 11일 시작돼 21일까지 이어지는 ‘해상연합-2015’에 중국에서는 054A형 미사일 호위함 등 3척, 러시아에선 흑해함대 기함(旗艦)인 순양함 모스크바함을 비롯해 각종 호위함과 상륙함 등 6척이 참여했다. 러시아 아나톨리 안토노프 국방장관은 이번 훈련에 대해 “공해상에서 선박 항해의 안전 보호를 목적으로 한다”며 “제삼국과 대립을 상정한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훈련에서 주목되는 것은 양국 해군이 레이더와 음파탐지기 데이터를 공유한다는 점이다. 중국 해군군사학술연구소 장쥔서 연구원은 중국신문망에 “대잠·방공 훈련에서 양국 함정은 레이더와 음파탐지기 데이터를 공유할 수밖에 없다”면서 “전략적 신뢰 수준이 높은 국가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평했다. 중국 군사평론가 차오웨둥도 “이번 훈련에 양국은 주력 함정을 파견했다”면서 “양국 해군의 주력 장비와 훈련방법을 익히는 데 유리하고 합동 작전 수준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레이더와 음파탐지 데이터는 군사 핵심기밀에 속한다. 때문에 적군에 이 정보가 넘어간다면 자신의 약점을 그대로 노출시키는 것과 다름없다. 마카오국제군사학회 황둥 회장은 “중국과 러시아는 이전 훈련에서는 레이더와 음파탐지 데이터 같은 핵심 기밀을 공유하지 않았다”면서 “이번 훈련에서 양국이 데이터를 공유한 것이 사실이라면 쌍방 간 상호신뢰 정도가 준군사동맹에 이미 도달했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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