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선자금 수사] “17대 때 중견 의원이 5억에 공천 달라 했다”… 洪, 반격 기자회견

입력 2015-05-12 03:53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은 홍준표 경남도지가 11일 경남도청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목이 타는 듯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내 인생을, 전 재산을 걸고 단돈 1원이라도 부정한 자금이 나오면 처벌받겠다.”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검찰 소환조사를 받은 홍준표 경남지사가 11일 경남도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자신의 혐의를 강하게 반박하며 새로운 사실 몇 가지도 털어놨다.

홍 지사는 공천헌금 논란과 관련, 자신의 경선기탁금 1억2000만원의 출처를 자세히 설명했다.

홍 지사는 “변호사 시절 당시 유명한 판검사 출신들은 1년에 10억∼20억원씩 벌었는데 이때부터 (집사람이) 별도의 현금자산을 모아둔 것”이라며 “국회 원내대표와 운영위원장을 겸할 때 나온 대책비 가운데 남은 돈을 생활비로 줬는데 아내가 2004년 8월부터 우리은행 한 지점의 대여금고에 이런 돈을 모아온 모양”이라고 말했다. 그는 “(집사람에게) 경선기탁금 1억2000만원을 구할 데가 없느냐고 하니까 6월 23일 돈을 국회 보자기에 싸줬다”며 “그래서 정치자금 계좌에 현금으로 넣고 수표를 발급받아 당에 제출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집사람이 대여금고 운영 현황을 진술해 변호사 사무실에 올려줬다. 자기 비자금이라고 했다”며 “지금은 아들 결혼식에 3000만원을 쓰고 1억5000만원 정도 남아 있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홍 지사는 “1억원을 공천헌금이라고 운운하니 어이가 없다”며 과거 영남 중진의원과의 사이에 있었던 비화도 소개했다.

홍 지사는 “17대 때 김문수 전 의원이 위원장을 하고 내가 위원을 할 때 공천 심사를 앞두고 영남 중견 모 의원이 일요일에 우리 집에 등산복 차림으로 찾아와서 직감적으로 문을 안 열어줬다”고 말했다.

이어 “돌아가라고 했는데 공심위가 시작되니까 9시에 그 사람이 국회 사무실에 찾아와서 ‘5억원 줄 테니 공천을 달라’ 하더라. 그래서 ‘16대 때는 20억원이었다고 하던데 왜 5억원이냐’고 말하고 돌려보냈다. 그리고 당에 바로 보고하고 공천도 주지 않았다. 1억원이 공천헌금이라고 하는데 1억원은 광역의원 돈도 안 된다”고 설명했다.

홍 지사는 돈 전달자로 지목된 윤씨의 배달사고 가능성을 재차 언급했다.

홍 지사는 “지난 경남지사 재보선 때 박주원 전 안산시장과 성완종 전 회장이 통화하면서 마치 윤씨를 통해 도지사 선거캠프에 큰 것 하나를 전달할 것처럼 이야기한 적이 있다”며 “이게 배달사고일 수 있다는 내용의 진술을 검찰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홍 지사는 아울러 “돈 전달자가 말을 바꾸고 있기 때문에 (돈을 받았다는) 일시와 장소를 확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 쪽 일정표를 제출할 수는 없었다”며 “검찰을 믿지 못해서가 아니라 윤씨가 주장하는 일시와 장소를 알려주면 곧바로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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