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정도(56) 세화MP 회장이 포스코플랜텍 자금 540억원 이상을 유용한 정황이 검찰에 포착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조상준)는 포스코플랜텍이 2010∼2012년 이란석유공사로부터 석유 플랜트 공사대금으로 받은 약 992억원 가운데 540억원 이상을 전 회장이 빼돌려 국내로 들여온 사실을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공사대금은 당시 세화MP의 이란법인 계좌에 있었다. 나머지 450억원가량도 이 계좌에서 이란의 다른 은행 계좌로 이체돼 거의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지난 7일 전 회장의 울산 자택과 세화MP 등 그가 운영하던 업체 3∼4곳을 압수수색했다. 9일에는 세화MP 이모 대표를 소환해 국내로 유입된 자금의 용처와 횡령 과정을 조사하는 등 속도를 냈다. 전 회장은 이와 별도로 세화MP 회삿돈 수십억원을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조만간 그를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전 회장에 대한 사법처리는 시작에 불과하다. 검찰은 2010년 포스코가 성진지오텍을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인수·합병(M&A)한 이유도 규명할 예정이다. 전 회장은 2010년 성진지오텍을 포스코에 매각했다. 포스코는 이 회사를 2013년 포스코플랜텍과 합병했다. 전 회장은 정준양(67) 전 포스코 회장, 이명박정부 유력 인사들과 친분이 두터워 당시에도 특혜 인수 의혹이 일었다. 검찰 관계자는 “성진지오텍의 주식 고가매도 부분도 수사 대상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검찰은 11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코스틸 박재천(59)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 회장은 포스코와 중간재를 거래하는 과정에서 비자금 200억원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비자금의 행방을 추적해 이 돈이 정 전 회장 등 포스코 핵심 경영진, 이명박정권 실세에 대한 로비에 쓰였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세화MP 회장 전정도가 빼돌린 540여억원 국내 유입… 검찰, 유용한 정황 포착
입력 2015-05-12 0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