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자유학기제 9월 시행… 기대 半 우려 半

입력 2015-05-12 02:00
대구·경북지역 모든 중학교가 2학기가 시작되는 오는 9월 자유학기제를 시행한다. 학생들의 창의성 향상과 진로 탐구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 교육 현장에 정착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12일 대구 동성로 야외무대에서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 선포식’을 갖는다고 11일 밝혔다. 중학교 자유학기제에 대한 시민들의 공감대를 얻기 위한 것이다.

자유학기제는 현 정부의 역점 시책 가운데 하나로 입시 경쟁에 내몰리고 있는 학생들에게 진로 탐색 기회를 주기 위한 제도다. 중학교 교육과정 중 한 학기를 지필평가(중간·기말고사 등)에 대한 부담 없이 토론, 실습, 현장 체험 등 학생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정부에서는 내년 전면 시행을 예고했지만 대구와 경북은 이보다 1년여 정도 일찍 시작한다. 대부분 1학년이 대상이다. 대구의 경우 전체 중학교 124곳(연구학교 4·희망학교 120), 경북지역도 전체 중학교 276곳(연구학교 5·희망학교 271)이 전면 시행에 들어간다. 앞서 제주도가 전국에서 가장 먼저 전면 시행했지만 전체 중학교 수가 40여 곳에 불과했다. 하지만 대구와 경북은 학교수가 많아 제도의 장단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전망이다.

두 교육청은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2013년과 지난해 중학교 수십 곳을 시범운영하면서 준비했다는 것이다. 대구시교육청은 자유학기제 시범학교를 대상으로 학생·학부모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학생은 3.4점(만점 5점)에서 4.3점으로 올랐고 학부모 만족도 역시 2013년 4.47점에서 지난해 4.71점으로 올라갔다며 전면 시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시범운영 기간에도 초기에 학부모들의 우려가 있었지만 자유학기제를 접하고 나서 만족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전면 시행을 해도 시간이 조금 지나면 정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선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교사들의 이해도가 부족한 시점에서 시행됐고 지역적 사정도 고려되지 않아 제대로 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자칫 자유학기제가 특별한 것 없는 그냥 노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또 자유학기제를 잘 모르는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사교육을 부채질 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