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이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콜롬비아 제2차 국가개발계획 인프라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이 참여하는 길이 열렸다고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는 보고타 지하철 1호선(76억 달러) 등 총 117억 달러(12조7000억원)에 달하는 사업이다. 또 정부는 지난 3월 열린 미주개발은행(IDB) 연차총회 뒤 콜롬비아 시장 진출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로 정책을 추진하는 관가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이 사업과 관련된 A부처 관계자는 “보고타 지하철 사업 등에 한국 기업이 입찰에 참여하긴 하겠지만 현실적으로 수주 가능성이 높진 않다”고 전망했다. 그가 이처럼 수주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남미 특유의 로비문화와 낮은 수익성 때문. 그는 “남미 시장은 로비가 발달해 있는데 한국은 법적인 문제 때문에 로비가 쉽지 않다”면서 “스페인 등은 이미 콜롬비아 정부에 로비를 많이 하는 등 사전정지 작업을 해둔 상태로 한국은 후발 주자 격”이라고 말했다. 또 콜롬비아의 민자 사업의 경우 최소운영수익보장(MRG)이 없고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관련 비용이 많이 들어 수익성도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시각도 다르지 않다. 2013년 보고타 지하철 사업에 입찰했다가 탈락한 한 엔지니어링 업체 관계자는“한국 기업이 기술력에서 앞서도 스페인, 미국 기업의 로비 때문에 콜롬비아 시장 진출이 쉽지는 않다”고 밝혔다. IDB 연차총회에서 보고타 지하철 사업 입찰 의사를 타진했던 현대건설 관계자도 “사업의 수익성을 검토 중이며 현재 입찰할지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세종=윤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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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가 뒷談] 콜롬비아 지하철 진출 문 열렸다더니… 실무 부처·기업에선 회의적
입력 2015-05-12 02:45 수정 2015-05-12 1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