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中 스마트폰 시장 포화? 6년만에 감소세… 1분기 출하량 4% 줄어

입력 2015-05-12 02:27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6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애플과 샤오미 등 현지 업체에 밀려 고전하고 있는 삼성전자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올해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이 9880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억320만대보다 4.3% 감소했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그동안 고속 성장을 거듭하던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든 건 최근 6년 사이 처음이다.

중국 시장의 감소는 스마트폰 보급률이 90% 이상에 달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이 필요한 사람은 사실상 스마트폰을 모두 보유하게 돼 이제는 ‘교체 수요’ 중심의 시장으로 전환됐다는 의미다. 국내도 빠른 스마트폰 보급률과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이 맞물리며 시장이 급속히 위축된 바 있다.

1분기 중국 시장 점유율 1위는 애플(14.7%)로 나타났다. 애플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63.2%나 출하량이 늘었다. 대화면을 선호하는 수요 덕분에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가 많이 팔린 덕분이다. 애플은 1분기 실적 발표 때 중국 아이폰 판매량이 미국을 넘어섰다고 밝히기도 했다. 파죽지세로 치고 올라오며 지난해 하반기 1위에 올랐던 중국 샤오미는 2위(13.7%)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1위였던 삼성전자는 9.7%의 점유율로 4위로 뒤처졌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를 내세워 중국 시장 탈환에 나선다는 목표다. 특히 14일 중국에서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영화의 흥행이 확실한 만큼 영화와 관련한 다양한 상품의 판매도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마블과 협업은 최근 삼성전자의 마케팅 활동 중 가장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6를 중국에 공개하면서 갤럭시의 중국어 표기 ‘가이러스(蓋樂世)’를 선보였다. 가이러스는 ‘세상을 행복으로 덮는다’는 뜻이다. 기존에는 갤럭시를 영어로만 표기했지만 중국어 표기까지 병기해 중국인들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S6의 반응은 중국에서도 좋은 편이어서 시간이 지날수록 판매량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중국 시장 탈환이 녹록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중국인들의 애플 선호도가 높은 데다 샤오미 등 중국 브랜드들도 프리미엄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샤오미는 최근 미노트 프로를 중국 시장에 출시했다. IDC는 “화웨이, 레노버, 그리고 샤오미까지 중국 업체들이 하이엔드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게다가 화웨이, 레노버, 쿨패드 등 중국 브랜드들이 내수 시장에서 점유율 확보를 위한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는 점도 삼성전자엔 부담스럽다. 화웨이와 ZTE는 젊은층을 겨냥한 서브 브랜드 ‘아너’와 ‘누비아’를 선보이기도 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