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루홈런은 야구의 꽃이다. 승리의 보증 수표이기도 하다.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터진 만루홈런은 모두 14개. 만루홈런을 기록한 팀은 모두 이겼다.
10일 서울 목동구장 경기에서도 이범호(34)의 만루홈런을 앞세운 KIA가 넥센을 11대 6으로 이겼다. 지난해 7월 4일 목동에서 승리한 이후로 KIA는 한 번도 넥센을 이기지 못했다. 이번 3연전에서도 첫 이틀 동안 역전패와 끝내기 패배를 당하며 상대 전적 11연패를 기록 중이었다.
KIA는 3-6, 석 점 뒤진 채 7회초를 맞았다. 강한울과 브렛 필이 연속 안타를 치고 최희섭이 볼넷을 얻어내 무사만루 상황에서 이범호가 타석에 섰다. 만루에서 강해지는 이범호의 본능이 꿈틀댔다. 이범호는 최근 5년간 만루 상황에서 22타수 9안타로 타율 0.409에 홈런 5개를 터뜨리며 무려 46타점을 쓸어 담았다. 만루에서 이범호는 최소 2명의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는 계산이다. 넥센 두 번째 투수 김영민은 2구로 시속 148㎞짜리 몸쪽 낮은 공을 던졌다. 이범호가 휘두른 방망이에 볼은 120m를 날아가 목동구장 우중간을 넘어가는 그랜드슬램이 됐다.
이범호는 ‘만루 홈런의 사나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개인 통산 12호 만루홈런을 기록했다. 이미 은퇴한 심정수와 같은 만루홈런 공동 1위에 올라섰다. 현역 선수 가운데 삼성 이승엽(39·10개), 케이티 김상현(35·9개), NC 이호준(39·8개)이 뒤따르고 있다.
이범호는 지난 달 4일 수원 kt전에 이어 시즌 두 번째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롯데 강민호도 올 시즌 2개의 만루포를 터뜨렸다. 가장 많은 만루홈런을 허용한 팀은 한화로 4차례나 된다.
한편 두산 선발 유희관은 이날 잠실 경기에서 9이닝 동안 안타 7개를 내주며 무실점으로 역투, 한화를 6대 0으로 제압하고 올 시즌 국내 투수 중 처음으로 완봉승을 달성했다. 외국인 선수까지 합하면 노히트 노런을 기록한 팀 동료 유니에스키 마야에 이어 두 번째다. 시즌 5승(1패)으로 김광현(SK 와이번스)과 함께 다승 공동 선두에 올랐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이범호, 만루홈런의 사나이… 12번째 터졌다
입력 2015-05-11 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