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무주가 최고 권위의 2017년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를 유치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로써 전 세계 태권도인의 성지를 목표로 세워진 ‘태권도원’ 일대에서 2017년 5월 160개국 2000여명의 선수와 임원 등이 참가하는 태권도 잔치가 펼쳐지게 됐다.
전북도는 10일 러시아 첼랴빈스크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연맹(WTF) 집행위원회 투표에서 전북 무주가 터키 삼순(Samsun)시를 이기고 2017년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최지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무주는 이날 집행위원 23명이 참가한 투표에서 다득표에 성공, 경쟁 후보지인 삼순시를 눌렀다. 구체적인 득표 결과는 세계태권도연맹의 방침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이날 투표에선 막판까지 맘을 졸여야 했다. 경쟁국인 터키가 태권도 열기로는 유럽 국가 중 최고인 데다 이슬람·아프리카 국가와의 결집력을 통해 태권도 세계화를 확장시킬 수 있다는 점 등을 내세워 지지세를 넓혔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이미 6차례나 대회가 열린 반면 터키에선 한번도 대회를 개최한 바 없다는 점을 내세워 집행위원들의 심리를 자극했다.
하지만 전북도는 태권도 종주국으로서 무주 태권도원의 상징성과 더불어 경기장이 유일의 태권도 전용 공간이란 점, 연수원과 체험관·박물관 등이 한 곳에 집결돼 있다는 점 등을 부각시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전북도와 정부, 정치권, 민간단체 등이 각국의 관심과 지원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방위 노력을 펼쳐온 것도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전북도는 이 대회 유치로 210억 원대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또 앞으로 ‘명인전’과 ‘태권전’ 등에 대한 국비지원 가능성이 높아졌고 태권도원 주변에 대한 민자유치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같은 장소에서는 올해 8월 세계유소년태권도대회가 열린다. 전북도는 잇따른 국제대회 유치를 통해 문화·관광 등의 다양한 자원을 전 세계에 홍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을 뿐 아니라 지역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기회를 얻게 됐다고 자평했다.
송하진 전북지사는 “세계 태권도인들의 성지가 될 국립 태권도원에서 국제대회를 개최하게 돼 매우 의미가 크고 기쁘다”며 “국가는 물론 전북의 국제 이미지를 높이고 관광산업 등 지역경제 활성화가 이어질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격년제로 개최되는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는 12일부터 러시아에서 22번째 잔치가 열릴 예정이다. 2017년 무주 대회는 2011년 경주에 이어 우리나라에서는 7번째로 열리는 축제가 된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2017 세계선수권 유치… 무주 태권도 이름값
입력 2015-05-11 0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