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주요 공공장소에서나 볼 수 있었던 진공관 TV에서 시작해 초고화질(UHD) 스마트 TV를 출시하며 전 세계 TV시장을 석권한 우리나라의 TV방송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료가 공개된다.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은 국내 첫 TV방송국(코캐드-TV) 개국일을 맞아 5월 ‘이달의 기록’ 주제를 ‘활동사진이 붙은 라디오를 아시나요?- TV방송사(史)’로 정하고 관련 기록물을 11일부터 인터넷 홈페이지(www.archives.go.kr)에 제공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번에 인터넷으로 소개하는 기록물은 1956년 텔레비전 방송 개시 소식을 전하는 대한뉴스 등 동영상 31건, 1964년 동양방송(TBC) 개국 기념식 등 사진 15건, 1980년 당시 문화공보부의 ‘컬러텔리비전 방송 추진계획’ 등 문서 2건이다.
기록에 따르면 1954년 TV 수상기 1대가 보신각 앞에 설치돼 일반에 첫선을 보인 지 2년 만인 1956년 5월 12일 ‘활동사진이 붙은 라디오’라는 별명을 가진 TV 방송이 시작됐다. 당시 탑골공원과 서울역 등에 인파가 몰렸다. 처음 전파를 탄 우리나라 첫 TV 방송국 코캐드-TV(KORCAD-TV)의 방송을 보려는 시민들이었다.
그때만 해도 일반에 TV가 보급되기 전이어서 서울시 주요 공공장소에 TV 수상기를 설치해 방송을 송출했다. 이후로도 한동안 ‘공공’ TV 앞에는 저녁 방송 시청자들로 붐비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6·25전쟁 후 중앙방송국(KBS) 라디오 복구를 위해 RCA 한국대리점 책임자인 황태영씨가 미국 RCA사의 기자재 도입을 알선했고 수수료 대신 대량의 TV를 들여와 설립한 것이 코캐드-TV다. 코캐드-TV는 우리나라 최초의 TV 방송국이었지만 시험방송 성격이 강했고 1961년 국영TV(KBS)에 ‘채널 9’를 넘겨주면서 사라졌다.
국가기록원은 “과거 흑백TV 1대로 사람들이 모여 방송을 보던 시절과 집집마다 초고화질 TV가 보급된 요즘을 비교함으로써 우리나라 텔레비전 변천사를 돌아보고 세계 최고 수준이 된 미디어 기술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TV 방송 첫 전파 타던 시절 생생… 국가기록원, 역사 자료 인터넷 공개
입력 2015-05-11 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