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야 원내대표, 포퓰리즘에 휘둘리지 말아야

입력 2015-05-11 00:30
새누리당 유승민,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10일 첫 회동을 가졌다. 국회의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처리가 무산되고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문제에 여야가 이견을 보이는 등 그 어느 때보다 정치가 여론으로부터 비판받고 있는 상황이다. 국회를 책임지고 있는 두 원내대표 앞에는 때로는 대립하고 때로는 조율하며 함께 헤쳐 나가야 할 정치 현안이 적지 않다. 첫 만남에서 연말정산 환급을 위한 소득세법과 누리과정 예산 관련 지방재정법 개정 등에는 합의했지만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이나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 등에 대한 이견은 여전하다.

이런 상황에서 두 원내대표가 공무원연금법 개정에 발목이 잡혀 다른 법안들을 빨리 처리하지 못한다면 국정이 제대로 굴러갈 수 없다. 여야의 감정 섞인 공방만 오고간다면 유-이 원내 체제는 무엇 하나 제대로 이뤄낼 수 없다. 두 원내대표가 실질적으로 국회를 이끌 수 있는 기간은 그리 길지 않다. 해가 바뀌면 정국은 급속히 총선 국면으로 빠져들어 원내 활동은 사실상 문을 닫아야 한다. 여름 휴가철까지 빼고 난다면 산적한 국정 현안을 다뤄야 하는 기간이 별로 없다는 뜻이다. 여야 대표가 추상적인 언어를 동원해 기싸움을 할 상황이 아니다.

집권여당으로서 유 원내대표는 개혁 법안 처리에 대해 총체적 책임이 있다.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에 대해 일단 어떤 식으로든 이 달 안에 결론을 내야 한다. 국민연금 문제는 공적연금 관련 사회적 대타협 기구를 만들어 큰 틀에서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 ‘신뢰’라는 말로 첫 원내대표 회동을 시작한 이 원내대표는 평소 의정활동에서 보여준 자신의 일방적이고 강경한 자세에 대해 걱정하는 시선이 많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용어 선택에서도 상대방을 자극하는 일이 없어야 하겠다. 제1야당의 원내대표로서 엄연히 국회 운영에 책임이 적지 않다.

지금 여야는 각각 내부의 소통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두 원내대표는 행여 자기 당 내의 불협화음이 국회 활동을 위축시키거나 원내 현안의 여야 간 소통을 막는 일이 없도록 자주 만나서 의견을 주고받을 필요가 있다. 두 원내대표는 내년 총선의 표 때문에 의원들의 입법활동이 포퓰리즘에 휘둘리는 일이 없도록 특별히 유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