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는 봄바람을 타고 예능 프로그램이 핑크빛으로 물들었다. 최근 연예인들의 ‘썸’을 주제로 하는 프로그램들이 대거 등장해 시청자를 두근거리게 하고 있다.
SBS ‘썸남썸녀’가 대표적이다. 매주 화요일 오후 11시15분 방송되는데, 연예인끼리의 짝짓기 프로그램이 아니라 출연자들의 연애를 돕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싱글로 돌아온 배우 채정안(38)부터 김정난(44) 선우선(41) 가수 채연(37) 서인영(31) 강균성(34) 등 결혼 적령기에 있는 연예인들이 출연해 연애에 대한 솔직한 얘기를 털어놓는다. 특히 출연자들의 소개팅 장면이나 과거의 사랑 이야기를 놓고 문제점과 해결책을 제시한다. 타인의 연애를 훔쳐보는 느낌도 선사하면서 시청자들의 연애에 가이드가 돼주겠다는 목표다.
개그맨 강호동의 황금기를 함께했던 ‘천생연분’도 케이블채널 MBC 에브리원 ‘천생연분 리턴즈’(금요일 오후 5시40분)로 새 옷을 입고 돌아왔다. 개그맨 이휘재(43)와 가수 이특(32) 붐(33)이 진행을 맡아 매회 바뀌는 출연자들과 스튜디오에서 게임을 벌인다. 막대과자를 입으로 나눠먹는 게임이나 서로를 안고 풍선을 터트리는 게임 등이 중심이고, 커플이 되면 상품도 받게 된다.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자주 출연해 숨겨진 끼를 선보이는 장이 되기도 한다.
‘천생연분 리턴즈’나 2008년부터 7년째 방송되는 가상결혼 리얼리티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MBC·토요일 오후 5시) 등이 10, 20대 중심이라면, 근래에는 중년 연예인들의 연애 프로그램이 늘어나는 경향이다. 솔로인 중년 연예인들의 사랑과 우정을 담은 SBS ‘불타는 청춘’(금요일 밤 11시25분)의 경우, 함께 1박2일 여행을 떠난 출연자들이 서로의 매력을 발산하는 내용을 담는다. 개그맨 김국진(50) 가수 강수지(48) 배우 양금석(54) 등이 출연한다. 종합편성채널 JTBC에서는 중년인 아나운서 김범수(47)와 배우 안문숙(53), 장서희(43)와 가수 윤건(38)의 가상 결혼 생활을 그리는 ‘님과 함께’(목요일 밤 9시40분)가 방영중이다.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연애 프로그램들의 홍수 속에서 출연자와 시청층의 다양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과거 연애 프로그램에서는 설정된 상황에서 연출된 로맨스가 많았지만 최근엔 리얼리티가 대세다. 지난달 30일 종영한 KBS ‘마녀와 야수’의 경우 가면을 쓴 일반인 남녀의 소개팅을 주선하면서 외모 지상주의를 은근히 꼬집기도 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핑크빛 봄바람 타고… ‘썸’타는 예능 부쩍
입력 2015-05-11 0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