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중간고사서 또 부정행위… 통계학과 ‘답안지 바꿔치기’ 제보

입력 2015-05-11 02:42
지난달 교양과목 중간고사 집단 커닝 의혹으로 논란이 됐던 서울대에서 이번에는 전공과목 시험 부정행위 의혹이 제기돼 수강생 전원의 점수가 무효 처리됐다.

서울대는 10일 통계학과 한 과목의 1차 중간고사에서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제보가 접수돼 해당 시험 결과가 모두 무효 처리됐다고 밝혔다. 이 과목은 복수전공자 등 다른 전공 학생을 대상으로 개설된 통계학과 수업이다. 수강생은 70여명이고 시험은 지난달 초 치러졌다. 지난해 1학기에도 이 과목 시험에서 집단 커닝 사건이 터져 재시험을 치렀었다.

이번 부정행위는 채점 후 학생들에게 시험지를 다시 나눠주고 점수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자신의 점수가 생각보다 낮게 나올 경우 교수 등에게 재채점을 요구할 수 있다. 제보에 따르면 일부 학생이 이의신청을 하면서 자신의 시험지 답안을 정답에 맞게 고쳐 제출해 점수를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문제가 된 과목의 중간고사 결과를 무효처리하고 수강생들의 동의를 구해 지난 6일 전원 재시험을 치렀다.

학교 당국은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도 착수했다. 같은 강의에서 2년 연속 부정행위 의혹에 따른 재시험을 치른 데다 교양과목 ‘성의 철학과 성윤리’ 중간고사에서도 집단 커닝 사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취업 경쟁이 심해지면서 학생들이 부정행위 유혹에 쉽게 넘어가는 것 같다”며 “시험감독과 처벌 수위를 강화하는 등 윤리의식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부정행위를 철저히 조사해 엄중 문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