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분열 극복해야 다가올 남북통일에 기여” 동서신학포럼 4차 대회

입력 2015-05-11 00:07
동서신학포럼이 지난 8일 서울 서강대 다산관에서 가진 '동서신학포럼 4차 대회' 이틀째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발제를 하고 있다. 허란 인턴기자

초교파 국제학회인 동서신학포럼(이사장 전영호 미국 세인트폴 신학대 교수)이 지난 7일부터 2박3일 동안 서울 서강대 다산관에서 개최한 ‘동서신학포럼 4차 대회’가 9일 막을 내렸다. 동서양 신학자들은 대회 둘째 날인 8일 세계교회가 직면한 다양한 위기의 원인을 진단하면서 교회의 참다운 역할에 대해 제안했다.

‘교회-위기 속 약속의 공동체’라는 주제로 발표한 크리스토프 슈뵈벨 독일 튀빙겐대 교수는 한국교회의 분열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조언했다. 그는 “유럽 역시 1990년대 분열의 아픔을 겪었지만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의 몸이라는 기치 아래 성만찬을 같이 하면서 연합의 전통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또 “독일이 분단됐을 때 동서독 교회는 정치적 활동에 관여하지 않고 선교와 예배 등 교회의 고유한 역할에 충실하면서 서로 소통했고 이는 통일의 밑거름이 됐다”고 설명했다. 슈뵈벨 교수는 “한국교회가 남북통일에 기여하려면 교회의 분열부터 정비하는 것이 시급하다”면서 “그리스도 안에서 일치의 정신을 갖고 연대하며 복음의 가치를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이뤄야 할 목표는 하나의 공동체로서 화합하는 것”이라며 “성령의 힘이 있으면 많은 사람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 시대에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교회는 거룩성을 회복해야 한다”면서 “교회는 보편성을 앞세워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 하나님의 약속은 다른 사람을 판단하고 구분 짓는 인간들의 생각에 의해 제한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신자유주의 한국사회에 대한 예언 해체’라는 주제로 발제한 김회권 숭실대 교수는 “비인간적인 신자유주의 시장경제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 교회는 (이사야와 예레미야 선지자 등이 남긴) 구약의 예언의 말씀을 선포하고 소망을 전하며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한국사회는 지난 50년간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뤘다”면서 “하지만 자본주의 및 신자유주의 시장의 확대 과정에서 피해를 입은 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복지가 충분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자유주의와 경쟁주의는 앞으로도 한국사회에 소외계층과 구직포기자, 비정규직 등 수많은 희생자들을 양산할 것”이라며 “한국교회는 이들을 보듬으며 한국사회가 더 자유롭고 평화로울 수 있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구약 선지자들의 메시지는 사회의 악폐를 교정하고 고아와 과부, 나그네 등 약자들을 돌보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서 “하나님은 언제나 잃어버린 양들을 부르시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과 구약에 나온 예언의 메시지에 따라 도전받고 위로를 얻을 때, 한국교회는 한국사회를 공정하고 인도주의적인 사회로 개혁시키는 신성한 역할을 감당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아영 기자 cello0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