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의 진화… 독점권 확보·고음질 전쟁

입력 2015-05-11 02:50
해외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가 뮤지션들의 반발로 가격경쟁 대신 독점 음원 확보와 고음질 서비스 등 차별화된 서비스 경쟁으로 전환되고 있다. 국내서도 무료 음원을 제공하려던 삼성전자 밀크뮤직이 저작권협회의 반발로 유료화 전환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애플이 다음 달 공개할 ‘애플비츠 스트리밍 서비스’(음원을 다운로드하지 않고 실시간 데이터를 전송받아 들을 수 있도록 한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독점 스트리밍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와 접촉을 시도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지난 2월에는 애플이 스위프트가 소속된 빅 머신 레코드사를 인수할 것이라는 설이 돌기도 했다.

이처럼 애플이 뮤지션 접촉에 공을 들이는 것은 스트리밍 서비스 후발 주자로서 음원을 독점 공급하기 위해서다. 음원 수익 배분을 놓고 불만이 커지는 아티스트들과 독점 계약해 단독으로 음원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10일 기준 회원수가 6000만명을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Spotify)’ 등은 광고를 보는 조건으로 음원을 무료 제공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그룹 ‘라디오헤드’의 톰 요크, 스위프트 등 유명 뮤지션들이 자신의 음악을 스포티파이에서 서비스 중지시키는 등 불만이 고조됐었다. 애플이 이처럼 반(反)스트리밍 진영에 서 있는 대표 뮤지션들과 손을 잡게 된다면 다른 이들과 협력하는 것도 쉬워질 것으로 보인다.

고음질을 내건 서비스도 있다. 지난 3월 말 미국 유명 힙합 뮤지션인 제이지(Jay Z)는 유명 뮤지션들과 손잡고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타이달(Tidal)’을 인수해 출시했다. 타이달의 전략은 CD 수준의 음원을 제공하는 것으로 일반 서비스는 9.99달러지만 고음질 음원을 제공하는 타이달 하이파이 서비스는 월 19.99달러에 이용 가능하다. 타이달에는 제이지를 포함해 비욘세, 알리샤키스, 마돈나, 카이엔웨스트, 어셔 등 15명의 뮤지션이 공동 소유주로 참여했다. 또 일반 스트리밍 서비스보다 뮤지션들에게 더 높은 음원 수익을 제공한다고 내걸었다.

국내에선 지난해 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 이용자를 위해 소리바다와 제휴한 스트리밍 서비스 밀크뮤직을 무료로 출시했다가 저작권협회의 반발로 최근 유료 전환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밀크뮤직에 지난달 초부터 월 5000∼5500원을 내고 이용권을 구매하면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유료 서비스 기능을 도입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