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한의 SLBM 통한 국지도발 대책 마련 시급하다

입력 2015-05-11 00:30
북한 중앙통신은 9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참관한 가운데 개발 완성된 우리 식의 위력한 전략잠수함 탄도탄 수중 시험발사가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물 위에서 솟구쳐오르는 미사일 사진도 공개했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전 세계에서 미국 영국 중국 프랑스 러시아 인도 등 6대 군사 강국만이 보유하고 있는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Submarine-Launched Ballistic Missile)을 북한이 개발했다는 얘기가 된다. SLBM 개발은 핵 소형화에 성공했다면 어느 곳에서나 핵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B-52 전략폭격기에 비해 잠수함으로 은밀하게 적진으로 침투해 타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는 더욱 위협적이다.

북한은 지난해 중순부터 신형 잠수함에 탄도미사일 발사용 수직발사관을 장착하기 위한 지상, 해상 시험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러시아산 골프급 디젤 잠수함을 수입해 해체, 역설계하는 방식으로 지난해 신형 잠수함을 건조했다. 지난 1월에는 만재 배수량이 2500t에 육박한 것으로 추정된 이 잠수함의 선체 윗부분에 수직발사관을 장착하려는 것으로 보이는 둥근 형태의 구멍을 천으로 덮은 모습이 관측되기도 했다. 지난 3월에는 세실 헤이니 미군 전략사령관이 “북한이 SLBM을 개발하고 있다”고 공식 확인까지 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시험발사 단계에 대해 “수중 잠수함에서 발사한 탄도탄이 수면 위로 튀어오르는 수준 정도”라고 평가하고 있다. 장거리 비행한 수준이 아니라 잠수함 내 발사 플랫폼(발사관)을 이용해 물 밖으로 튀어나온 수준의 단계라는 것이다. 어떻든 1년도 안 돼 핵심 기술을 자체 생산할 정도로 북한의 SLBM 개발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문제는 북한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탄도미사일을 탐지하고 요격하는 체계는 아직 우리에겐 없다는 사실이다. 2027년부터 2030년까지 수직발사관을 탑재한 3000t급 잠수함 6척을 전력화하기로 한 정도다. 북한이 우리보다 12년 정도 앞서 잠수함에 수직발사관을 장착한 수준에 도달한 셈이다. 더욱이 고철 음파탐지기를 장착한 통영함 비리에서 보듯 우리 방위산업의 비리가 고질화돼 있는 상황에서 만에 하나 북한이 SLBM을 이용한 도발을 벌이기라도하면 치명적이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이 잠수함을 이용해 우리 해역에 침투, 수중 어느 곳에서도 은밀하게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기 때문에 군 당국은 잠수함 탐지 장비 및 공격용 무기는 물론, SLBM 요격 대응 시스템 도입도 서둘러야 한다. 북한이 SLBM 사출시험을 전격 공개한 것은 우리뿐 아니라 미국까지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어 그 어느 때보다 한·미 공조도 강화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