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 호재’ 벌써 끝나나… 가파른 국제유가 60달러도 사뿐

입력 2015-05-11 02:58

배럴당 42달러 선까지 떨어졌던 국제유가가 최근 급격히 상승하면서 60달러를 돌파했다. 우리나라 경제가 회복의 기회를 잡기도 전에 저유가 시대가 끝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10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1월 중순 저점을 찍었던 국제유가가 최근 급반등하면서 배럴당 60달러를 웃돌고 있다. 두바이유 현물은 지난 1월 14일 최저점인 배럴당 42.55달러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상승해 지난 7일에는 65.06달러에 거래돼 53% 상승했다.

지난 2월 평균 ℓ당 1439.1원까지 떨어졌던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3월 1507.7원으로 다시 1500원대에 올라선 뒤 이달 첫째 주 평균 1516.3원까지 상승했다. 국제유가 변동분이 통상 2주 정도 시차를 두고 국내 석유류 제품가에 반영되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한 기름값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저유가는 원자재 도입 비용 감소 등의 효과로 인해 국내 경제 성장에 호재로 작용하는 측면이 강하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경제전망 수정치를 발표하면서 국제유가 추가 하락을 성장 경로의 상향 요인으로 지목했다.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1%로 정한 전제 가운데 원유 도입단가는 상반기 54달러, 하반기 62달러, 연간 58달러로 책정했다. 시장은 65달러 선에서 강한 저지선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선을 돌파하면 국제유가가 대세 상승기에 접어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은이 전제한 연간 58달러 선 위에서 연평균 국제유가가 형성된다면 올해 우리나라 경제는 더욱 고전할 수밖에 없다.

다만 국제유가와 더불어 원자재 가격의 축을 이루는 세계 식량 가격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점은 우리나라 경제엔 위안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지난 4월 식량가격지수는 2010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171포인트였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