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관람과 야외 나들이가 잦은 계절이 오면서 치맥(치킨+맥주), 콜라, 아이스크림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건강한 사람들은 과음, 과식만 피하면 별 문제가 없다.
하지만 콩팥병 환자들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콩팥병 치료를 위해 나트륨, 단백질, 칼륨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사실은 많이 알려져 있는데 과도한 인(燐) 성분 역시 문제가 된다는 것까지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은 듯하다. 요즘 인기를 끄는 치킨, 맥주, 콜라, 아이스크림, 치즈 등은 모두 인이 많은 식품이다.
인은 나트륨, 단백질, 칼륨과 함께 콩팥병의 4적으로 꼽힌다. 인 섭취를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식물이 광합성을 할 때 태양에너지는 ‘아데노신 3인산(燐酸)’이라고 하는 ATP에 저장된다. ATP는 결합 에너지다. 식품으로 섭취돼 몸 안으로 들어온 ATP는 분해돼 다시 ADP와 에너지로 나뉜다. 생명체는 이 에너지로 산다.
ATP의 주요 구성물질이 인이다. 그래서 모든 동식물의 체내엔 인이 존재한다. 사람의 경우 인의 약 85%가 칼슘과 함께 뼈 속에 들어 있다. 인은 뼈의 구성 성분이면서 동시에 호르몬 형성, 감각운동, 신경기능, 산-염기의 균형 조절 등에도 관여한다.
식품 속의 인은 체내 대사 과정을 거쳐 콩팥에서 걸러져 소변으로 배출된다. 콩팥 기능이 정상이면 다소 많은 인을 섭취해도 별 문제가 없다. 하지만 콩팥이 병들면 인을 원활히 배출하지 못해 여러 문제가 나타난다. 콩팥병 환자의 하루 인 권장 섭취량을 일반인의 약 67% 수준인 800㎎으로 제한하는 이유다.
콩팥병 환자가 인을 권장량 이상으로 과도하게 섭취하면 어떻게 될까. 혈중 인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진다. 그러면 인체는 인 성분을 줄이기 위해 인을 혈중 칼슘과 계속 결합시킨다. 결국 칼슘 성분을 필요 이상 많이 소모해 골연화증이나 골다공증을 일으킨다.
인과 칼슘 복합체는 혈액을 따라 근육, 혈관, 뇌, 심장 등 곳곳에 들러붙을 수 있다. 이것이 혈관 내벽에 붙으면 석회화에 의해 동맥경화증이 발생한다. 관상동맥에 이 현상이 나타나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 등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증가한다. 콩팥기능이 나쁘면 심뇌혈관질환 발병위험이 높아지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김성권 서울K내과 원장
[헬스 파일] 콩팥병 환자 ‘치맥’ 조심하세요
입력 2015-05-12 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