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vs 중·러… 新밀월 新냉전

입력 2015-05-09 04:02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전면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심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신(新)냉전시대에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미국과 일본의 신밀월에 맞서 동맹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 두 정상은 이미 지난해만 5차례나 회동하는 등 우의를 과시해 왔다. 미국과 일본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미국 방문을 계기로 대중국 억지력 강화 등을 핵심으로 한 새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에 합의하는 등 미·일동맹을 격상시킨 바 있다.

중국과 러시아 정상은 공동성명을 통해 중국의 실크로드 경제벨트와 러시아의 유라시아경제연합(EEU) 구상 사이에 협력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우선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와 중부도시 카잔을 잇는 770㎞의 고속철도 건설에 1조 루블(약 21조4670억원)을 공동 투자키로 합의했다. 푸틴 대통령은 “중·러 양국은 유라시아의 공통된 경제 공간에서 새로운 수준의 협력 관계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타르타스통신은 양국 정상이 러시아 가스프롬과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CNPC)의 ‘서부노선’을 통한 대중 가스공급 프로젝트를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5월 중·러 간 합의된 동부노선의 4000억 달러(약 410조2000억원)보다 규모가 클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 러시아 은행인 ‘스베르방크’와 중국개발은행은 러시아 시멘트 회사인 유로시멘트에 대한 시설투자 차관을 9억6000만 달러(약 1조461억원)까지 증액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이밖에 사이버 안보와 우주항공 분야에서도 다양한 투자 협정을 체결했다.

시 주석은 9일에는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펼쳐지는 제2차 세계대전 전승 기념 70주년 열병식을 참관한 뒤 10∼12일 벨라루스를 방문한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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