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우리에게 상위권 팀이었어요. 잘 하던데요.”
“용병 하나 들어오니 팀이 확 달라졌어요. 잘 치더라고요.”
“(투수) 장시환 좋던데요.”
8일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를 위해 잠실구장에 온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은 kt 위즈에 대해 끊임없이 “잘 한다”고 말했다. kt는 전날까지 한화에 2연패를 안겼다.
‘야신’ 김성근 감독의 말대로 kt는 예전과 달랐다. 이날 수원에서 LG 트윈스를 맞아 7대 3으로 완승을 거두며 창단 첫 3연승을 달성했다.
더구나 지난 5일 1군에서 복귀한 뒤 연일 맹타를 휘두르던 타자 앤디 마르테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만든 승리였다. 마르테는 타율 0.372로 전체 타격 2위였고 팀의 유일한 3할 타자였다. 김 감독이 말한 용병이기도 했다.
마르테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았다. kt 타선은 한화와의 주중 3연전에서 경기당 평균 7.67점을 거두며 집중력을 끌어올린 상태였다. 이날 역시 김상현, 장성우와 루키 심우준 등이 멀티히트를 기록했고 지난해 LG에서 kt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박경수와 이대형도 친정팀을 상대로 1타점씩 보탰다.
정규리그 개막 후 단 1승도 올리지 못하며 4패만 안았던 필 어윈(사진)이 모처럼 자기 역할을 했다. 홈런 한 개를 맞기는 했지만 7이닝 동안 피안타 8개, 2실점으로 첫 승을 올렸고 팀 승리도 견인했다.
조범현 감독도 “어윈이 모처럼 잘 던졌고 선발로서 자기 역할을 잘 해줬다”며 “타자들도 초반에 상대 선발을 잘 공략해 분위기를 가져온 게 승리의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한화는 이날도 ‘한화 극장’을 연출했다. 2위 두산을 만나 접전을 펼치며 10대 6의 승리를 거두며 2연패 사슬을 끊었다. 김성근 감독은 2연패의 부담을 안기 보다는 마음을 비웠다. 허벅지가 좋지 않은 김태균과 복숭아뼈가 안 좋은 김경언을 과감히 선발 라인업에서 뺐다. 두산도 전날 LG 봉중근의 공에 오른손을 맞은 민병헌을 내보내지 않았다.
경기는 한치 앞도 알 수 없었다. 두산이 리드를 잡으면 한화가 뒤집었고 한화가 앞서 가면 두산이 따라 잡았다. 4-4 균형을 깬 건 6회 만루 상황에서 대타로 타석에 선 김경언이었다. 김경언은 상대 선발 마야를 상대로 밀어내기 볼넷 타점을 올리며 균형을 깼다. 이후 정근우의 좌전 적시타로 2점을 추가하며 달아났다. 두산도 반격에 나섰지만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목동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는 9회말까지도 승부를 알 수 없었다. 4-4로 줄다리기를 했다. 마침표를 찍은 건 넥센의 박병호였다. 박병호는 9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좌중간을 가르는 홈런포를 날리며 승부를 끝냈다. 박병호는 앞선 1회에도 투런 홈런을 날렸다. 이날 넥센의 5점은 모두 홈런에서 나왔다.
인천에서는 SK 와이번스가 선발 김광현의 호투와 대타 김성현의 홈런에 힘입어 선두 삼성 라이온즈를 3대 0으로 제압했고 마산에서는 NC 다이노스가 롯데 자이언츠를 4대 3으로 이겼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창단 첫 3연승… kt ‘감사의 어버이날’
입력 2015-05-09 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