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의 아버지가 어버이날인 8일 홀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도 안산 단원경찰서는 낮 12시35분쯤 안산시 단원구 대부북동 자택에서 권모(58)씨가 목을 맨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권씨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의 아버지다. 이날은 어버이날인 동시에 권씨의 생일이기도 하다.
권씨의 동생(56)은 함께 식사를 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지만 연락이 되지 않자 집에 찾아갔다가 부엌에서 권씨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유서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빈소는 경기도 시흥에 있는 시화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경찰 조사결과 권씨는 10여년 전 이혼하고 그동안 혼자 살았다. 아들은 어머니와 함께 지냈다. 단원고 희생자 유가족들은 “권씨가 대책위 활동을 전혀 하지 않아 얼굴도 못 봤다”며 “다들 베르테르효과(모방자살)를 우려해 말을 아끼고 있다”고 했다.
안산트라우마센터에 따르면 권씨는 세월호 참사 피해자로 접수된 유가족 256가구 768명의 명단에도 포함돼 있지 않다. 트라우마센터 관계자는 “유가족으로 역할을 하던 분이 아니고, 심리상담 등의 프로그램 대상자가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권씨가 숨진 아들의 여행자보험금을 놓고 전처와 갈등을 빚었다는 유족 진술이 있었다”며 “현재까지 타살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았고, 부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수민 박세환 기자
suminism@kmib.co.kr
세월호 단원고 희생학생 父, 생일이자 어버이날 숨져
입력 2015-05-09 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