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새정치연합 치졸한 내부 언쟁 한심할 뿐

입력 2015-05-09 00:38
새정치민주연합의 계파 갈등이 재현됐다. 비노(비노무현)계인 이종걸 신임 원내대표가 처음으로 참석한 가운데 8일 열린 새정치연합 최고위원회의가 비노계인 주승용 최고위원과 범친노계인 정청래 최고위원의 언쟁이 격화되면서 ‘주 최고위원 사퇴 선언’이라는 파행으로 얼룩졌다. 4·29재보선 참패 후 환골탈태해야 할 새정치연합 지도부가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는 점에서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특히 회의 초반 이 원내대표가 당내 통합과 소통에 나서겠다고 다짐한 직후 벌어진 일이어서 더욱 어이가 없다.

최고위원회의는 한 편의 막장 드라마와 같았다. 드라마 전개 과정은 이렇다. 재보선 직후 사퇴 의사를 밝혔다가 주변의 만류로 거취표명을 보류한 주 최고위원이 문재인 대표의 ‘친노 패권주의’를 다시 공격했다. 그러자 정 최고위원이 “사퇴하지도 않으면서 할 것처럼 공갈치는 게 더 큰 문제”라며 독설을 퍼부었다. 이에 격분한 주 최고위원은 “공개석상에서 이런 말 들어 치욕적”이라며 자신이 사퇴하겠으니 모든 지도부도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촉구하면서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제1야당의 지도부 회의는 품격이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최고위원들끼리 원색적 비난과 감정싸움 등으로 민망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 너무 볼썽사납다. 당내 단합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에 발생한 돌발 상황으로 비노-친노 간 갈등은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러니 야당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이 싸늘한 것이다. 한국갤럽의 6∼7일 정당 지지도 설문조사 결과 새누리당(41%)과 새정치연합(24%)의 격차가 지난 2월 초 문 대표 선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벌어진 게 무엇을 말하겠는가. 패거리주의를 청산하지 않는 한 새정치연합의 앞날은 어두울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