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학교(SIS) 김형식(74) 이사장은 ‘그때’를 떠올리면 아직도 가슴이 먹먹하다. 6·25전쟁으로 모두가 힘들고 어렵던 시절에 수업료를 내기도 벅찬 살림이었지만 그는 중학교를 다닐 수 있었다. 아버지의 친구인 한 목사로부터 매달 5000환(현재 가치로 5만원 정도)을 받아 공부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목사님께 용돈을 받아들고 뒤돌아 나오려면 매번 뒤통수가 따끔거리고 부끄러웠어요. 이때부터 꼭 열심히 공부해서 성공해 나처럼 어려운 사람을 도와야겠다고 결심했죠.”
1966년 건국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김 이사장은 미국 뉴멕시코주립대 경영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73년 미국인 교육자 에드워드 애덤스, 고(故) 유일윤 건국대 이사장과 함께 국내 최초의 외국인 자녀 국제학교인 SIS를 세웠다. 그는 2001년부터 이사장을 맡고 있다. 김 이사장은 올해 건국대에 발전기금으로 20억7000만원을 기부했다. 건국대는 이 돈으로 김 이사장의 아호를 붙인 ‘죽암장학회’를 설립했다. 2∼4학년 각 3명씩 9명을 선발해 7일 교내 행정관에서 1300여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김 이사장은 장학금 전달식에서 60년 전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그는 “여러분도 내 나이가 됐을 때 규모에 상관없이 사회를 위해 보람된 일을 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60년 前 5000환 은혜, 20억 장학금으로 보답… 김형식 서울국제학교 이사장, 건국대에 기부
입력 2015-05-09 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