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 : ‘주의 사랑 비칠 때에’ 293장(통 414장)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에베소서 2장 8절
말씀 : 헨리 나우웬이 ‘은혜’를 설명하면서 한 비유입니다. 내용이 약간 길지만 가족들이 함께 읽어보면 어떨까요.
“거의 모든 인간관계 속에서 우리는 일정한 가치에 따라 판단 받게 된다. 고용자들은 기술과 지식으로 우리를 판단한다. 은행과 점포에서는 신용에 따라 우리를 대우한다. 심지어 친구들은 공통된 관심이라는 기초 위에서 우리를 선택한다. 하지만 가정에서는 단 한 가지 요소만 중요하다. 그 가정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이다. 아들의 아이큐가 90밖에 안 된다고 다른 집 아이와 맞바꾸려는 부모는 없다. 딸이 학교 축구팀에 들어가지 못했다고 의절하는 부모는 없다. 세상 전체가 그런 식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가정만은 그렇지 않다. 건강한 가정에서는 아무 조건 없는 사랑이 오간다. 선천적으로 기형아로 태어난 아들이나 다운증후군에 걸린 딸도 스포츠 스타나 장학금 수혜자 못지않은 사랑과 애정을 받을 자격이 얼마든지 있다.”
‘은혜’라는 단어를 풀이하면 ‘도저히 값을 매길 수 없이 귀중한 것이지만 거저 주어지는 선물’을 말합니다. 조건 없는 사랑을 일컫습니다. 도무지 사랑스러운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대상에게 고귀한 가치를 부여하는 사랑의 행위입니다. 성 어거스틴은 “하나님께서는 사랑스럽지 않은 자를 사랑하심으로써, 나를 사랑스러운 자로 만들어주셨다”고 고백했습니다.
가정 안에 바로 이 ‘은혜’의 요소가 자리 잡게 될 때 가정은 ‘작은 천국’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은혜에 기초한 가족은 법이나 규칙에 의해서가 아니라 신뢰와 사랑과 용서에 의해 유지됩니다. 그들은 강요나 명령보다 자발성과 순종으로 서로의 필요를 채워갑니다. 불평하기보다 감사합니다. 희생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상대방보다 나 자신을 먼저 복종시킵니다. 무엇보다 은혜에 기초한 가족관계는 끊임없는 칭찬과 격려가 있어 서로의 자존감을 높여줍니다. 삶의 의미를 깨우쳐 줍니다.
이러한 은혜의 삶을 몇 가지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첫째, 그들은 굉장한 사건에서보다 일상 속에서 더 많은 은혜를 체험하며 삽니다. 둘째, 그들은 까다로운 규칙이나 눈에 보이지 않는 틀에 지배받지 않고 사랑의 법 아래서 자유를 누립니다. 셋째, 그들은 과거의 상처들이나 과오들에 마음을 빼앗기기보다 반짝거리는 두 눈을 미래에 고정시켜 삽니다. 넷째, 그들은 나를 슬프게 했던 환경과 나를 배신했던 친구들은 잊고 산다. 하지만 나를 기쁘게 했던 일과 끝까지 나와 함께했던 친구들은 오래오래 기억하며 그들 곁에 살고 싶어 합니다. 다섯째, 그들은 사랑하기 ‘때문에’가 아니라 사랑하기 ‘위해서’ 삽니다.
기도 : 하나님 아버지의 그 놀라운 은혜로 우리를 품어 주시니 감사합니다. 우리 가정 안에 이 은혜에 강물이 넘쳐나게 하소서. 무조건적인 사랑을 나눔으로 은혜의 보좌에 이르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주기도문
송길원 목사(하이패밀리 대표)
[가정예배 365-5월 11일] 은혜는 조건 없는 사랑
입력 2015-05-11 0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