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號, 공무원연금·재보선 수습 ‘파고’

입력 2015-05-08 03:07
새정치민주연합 새 원내대표로 선출된 이종걸 의원(오른쪽)이 7일 문재인 대표와 함께 손을 잡고 국회 의원총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구성찬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신임 원내대표(경기 안양 만안)는 7일 당선 일성으로 “130명 의원 모두의 뜻을 구하고 배우겠다”며 “원내가 앞으로 나가는 데도 속도조절을 하고 서로 소통해서 이 어려운 난국을 풀어나가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는 4·29 재·보궐 선거 참패 원인에 대해 “가장 큰 이유는 당내 분열, 야권의 분열”이라고 진단했다. 비노(비노무현)계인 이 원내대표가 가장 시급한 과제로 주류·비주류, 친노(친노무현)·비노 갈등이 잠복해 있는 새정치연합의 당내 화합을 강조한 것이다.

‘3수’ 끝에 당선된 이 원내대표는 일단 코앞에 있는 두 개의 큰 산을 넘어야 한다. 우선 당 바깥으로는 여야관계의 최대 암초인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처리해야 한다.

이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처리 무산과 관련해 “의회민주주의에 대한 폭거” “야당을 무시한 정도가 아니라 국민을 짓밟았다”고 말했다. “장외 투쟁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했지만, 대여 강경 드라이브를 예고한 셈이다.

여야 협상 환경은 훨씬 나빠졌다. 국민연금 명목 소득대체율 50% 명기 여부를 두고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새정치연합 입장에서도 소득대체율 명기는 물러설 수 없는 마지노선이다. 여야가 강 대 강으로 대치하는 상황에서 이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와 협상을 통해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하는 무거운 숙제를 안게 됐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50%(국민연금 명목 소득대체율)가 지고지선의 숫자가 아닐진대 합의와 논의를 통해 현실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협상의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당 내부적으로는 4·29재보선 참패 후폭풍 수습도 만만치 않은 과제다. 선거 참패로 당내에서 친노계와 비노계의 갈등이 재점화됐다. 특히 이 원내대표의 당선에는 재보선 전패에 따른 ‘문재인 대표 책임론’이 제기되면서 비노·비주류가 결집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친노 패권주의 청산’을 요구한 주승용 최고위원은 이 원내대표 당선에 대해 “당내 견제와 균형을 바라는 의원들의 뜻”이라고 의미 부여를 하기도 했다.

이처럼 비노계의 지지를 받는 이 원내대표는 친노계를 이끌고 있는 문 대표와 보폭을 맞추면서 당내 계파갈등과 지도부 내의 불협화음도 조율해야 한다.

또 ‘호남정치 복원’을 내세운 무소속 천정배 의원과 내년 총선에서 일전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이 원내대표는 과거 열린우리당 시절 천정배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았을 당시 원내 수석부대표를 맡아 매우 각별한 사이로 알려져 있어 두 사람이 어떻게 관계 설정을 할지도 관심사다. 천 의원은 이 원내대표에게 당선 축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임성수 최승욱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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