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조선인 강제징용 시설이 포함된 23곳 산업시설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눈앞에 둔 데 이어 태평양전쟁 말기 자살특공대 유물들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일본 남부 가고시마현 미나미큐슈시는 태평양전쟁 말기 ‘가미카제(神風) 자살특공대’로 알려진 특공대원들의 기록들에 대해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7일 확인됐다. 대상이 된 기록들은 특공대원들의 유서·편지, 이들과 관련 있는 여성의 일기, 어린이의 편지 등이다.
미나미큐슈시는 이들 자료가 2017년 유네스코 기록유산에 등록되도록 올해 6월까지 문부과학성에 신청할 예정이며, 일본 내부 심사에서 선발된 두 가지 기록군이 유네스코에 후보로 추천된다. 앞서 지난해 특공대의 유물을 전시하는 ‘지란(知覽)특공평화회관’ 측이 특공대 유서 등을 세계기록유산으로 신청했지만 유네스코 일본위원회의 심사에서 탈락했다.
미나미큐슈시 측은 이들 기록을 군인뿐만 아니라 여성, 어린이, 학생, 지역주민 등 국가 전체가 동원된 ‘총력전’을 보여주는 기록으로 삼도록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신청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공대 유품을 기록유산으로 등재하는 것이 이들을 미화하는 것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비참한 전쟁을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고 세계평화를 지키도록 남겨야 할 중요한 자료”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겉으로만 전쟁의 참상을 강조할 뿐 실제로는 자국 역사를 미화하려는 의도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가미카제 특공대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폭탄이 장착된 비행기를 몰고 자살공격을 감행한 일본 특공대를 말한다. 1945년에는 오키나와를 방어하기 위해 1000명 이상의 특공대원이 가미카제 공격을 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강제징용 시설’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 이어… 日 ‘가미카제 유물’ 세계기록유산 또 노려
입력 2015-05-08 0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