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교파 국제학회인 동서신학포럼(이사장 전영호 미국 세인트폴 신학대 교수)은 7일 서울 마포구 백범로 서강대 다산관에서 ‘동서신학포럼 4차 대회’를 개막했다. 동서양의 신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번 대회는 ‘위기와 희망-변화하는 세계 속의 교회’라는 주제로 9일까지 2박3일 동안 진행된다. 세계교회가 직면한 다양한 위기의 원인을 진단하고 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다.
포럼의 초대 이사장 장현승 과천소망교회 목사는 에큐메니컬 개회예배에서 “세상이 교회를 걱정하고 있는 시대라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여전히 세상의 희망”이라면서 “교회는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서 끊임없이 개혁되고 변화되는 참된 모습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소망과 근본적인 소망-세계화 시대의 교회와 세계의 변화’라는 주제로 발표한 워너 진론드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소망의 공동체로서 교회는 모든 사람들에게 소망을 줘야 한다”면서 “그리스도인은 하나님 안에서 소망을 가질 수 있다. 참된 소망은 하나님으로부터 온다”고 강조했다.
진론드 교수는 “그리스도 재림의 지연과 교회를 향한 박해는 그리스도인으로 하여금 소망의 개념을 재고하게 한다”면서 “우리의 모든 소망이 산산조각 날지라도 소망의 종말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나님 안에서 소망을 가지면 (택하신 백성을 구원하시겠다는) 하나님의 약속이 결코 헛되지 않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망은 보편적인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교회는 이웃들 그리고 나그네들과 함께 하나님의 소망을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교회-위기 속 희망이 있는 공동체’에 대해 발표한 전영호 교수는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교회는 참다운 교회 모습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며 “하나님 말씀이 선포되는 공동체로서 교회 모습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교수는 “미국인의 40%가 교회에 나간다고 하지만 실제로 교회에 적극적으로 머무는 이는 20%에 불과하다”며 “결과적으로 미국 인구의 80%가 주말에 교회가 아닌 다른 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가 죽어간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미국과 한국의 많은 목회자들은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신학적 이해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성직자의 권력 오용과 시대 변화에 따라 말씀을 적용하지 못하는 근본주의적 설교가 교회 리더십의 위기를 초래했고 교회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진단했다. 그는 “예수님은 우리가 당신의 고난에 동참하기를 원하신다”면서 “교회는 아가페 사랑을 공적으로 드러내야 하며 그것은 하나님 사랑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교수는 세례와 성찬예식을 일컫는 ‘성례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그리스도와 성도들이 삶 속에서 한 몸을 이루며 성령의 충만함을 받아 거룩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2007년 한국신학의 세계화를 위해 창립된 동서신학포럼은 국내외 신학자와 목회자들이 참여하는 초교파적 국제신학 학술기구다. 국제대회를 2009년 연세대에서 처음으로 개최한 이래 2년마다 개최해왔다. 이번 대회에는 한국 미국 독일 영국 일본 중국 싱가포르 인도 필리핀 등 10여 개국에서 온 25명의 신학자들이 참석했다.
김아영 이사야 기자 cello08@kmib.co.kr
동서양 신학자 “교회 위기지만 여전히 세상의 희망”… 초교파 국제학회 동서신학포럼
입력 2015-05-08 00:52 수정 2015-05-08 1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