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코 요코타 칼데콧상 심사위원장 “잔혹동시, 아이 이름 내걸고 출판은 안돼”

입력 2015-05-08 02:59

‘그림책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미국 칼데콧상 심사위원장인 준코 요코타(58·사진)씨가 7일 서울 광화문 한 식당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국내의 ‘잔혹동시’ 사태에 대해 질문을 받고 “그런 잔혹한 시를 아이 이름을 내걸고 출판하는 것은 대단히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준코 위원장은 “그 아이가 그 순간 느낀 감정이 항상 갖고 있는 감정이 아닐 수 있고, 그 시를 통해 그 감정을 오랜 시간 유지하고 싶어 하는 건지 생각해봐야 한다”면서 “아이가 어느 한순간 느꼈던 분노나 감정이 (출판됨으로써) 그 아이 자신을 표현한다거나 아이덴티티가 되는 걸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달 출간된 10세 초등학생의 동시집에서 ‘엄마를 씹어 먹어/ 삶아 먹고 구워 먹어’ 등 잔인한 구절들이 발견돼 최근 ‘잔혹동시’ 논란이 일었다. 출판사는 해당 시집을 전량 회수키로 했다. 준코 위원장은 출판금지와 관련해 “부모 입장에서 그런 시가 싫지만 특정 작품을 제재하는 것에는 반대한다”고 답했다. 준코 위원장은 남이섬세계책나라축제가 주최하는 국제 일러스트레이션 공모전 ‘제2회 나미콩쿠르’ 심사위원장이기도 하다. 그는 8일 열리는 축제 개막식에 참석키 위해 방한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