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주(62) 동국제강 회장이 회삿돈을 빼돌려 해외 원정도박을 한 혐의로 7일 새벽 구속됐다. 장 회장은 전관(前官) 변호사로 방어막을 치고, 두 번의 영장실질심사 직전 횡령한 회삿돈 118억원을 변제하는 ‘꼼수’도 동원했지만 25년 만의 구속을 피하지 못했다.
장 회장은 300억원대 횡령·배임, 판돈 800만 달러(약 86억원) 규모의 상습도박, 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은닉, 배임수재 등 6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23일 1차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됐다. 장 회장이 영장실질심사 당일 106억원을 급히 회사계좌로 입금해 횡령액을 갚은 것이 주된 사유였다. 검찰은 ‘유전(有錢) 불구속, 무전(無錢) 구속’이라며 반발했다.
검찰은 장 회장이 철강대리점 업주에게 골프장 회원권과 독일제 승용차 등 5억원대 상납을 받고, 회삿돈 12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추가로 찾아내 지난 1일 2차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장 회장은 6일 추가된 횡령액 12억원마저 변제한 뒤 영장실질심사 법정에 입금자료를 내고 재차 기각 결정을 내려주길 호소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 이승규 영장전담판사는 “보완수사 등을 거쳐 추가로 제출된 자료까지 종합해 볼 때 주요 범죄 혐의에 상당한 소명이 이뤄졌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장 회장을 구치소에 수감하고 동국제강 일본법인 자금 횡령 의혹도 수사에 들어갔다.
동국제강은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했다. 당분간 장 회장 동생인 장세욱(53) 부회장이 경영 전반을 총괄하게 될 전망이다. 동국제강은 철강 경기 악화에 따라 지난해 6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고 구조개선 작업을 벌여왔다.
지호일 남도영 기자 blue51@kmib.co.kr
전관 변호사 동원·회삿돈 118억 변제했지만… 장세주 회장 결국 25년 만에 구속
입력 2015-05-08 0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