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기독교 문화유산을 보존·발굴하기 위해 설립된 ㈔한국기독교문화유산보존협회(한기문·대표회장 강문호 목사)는 7일 국내 기독교 문화재의 현황과 실태에 관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설립된 지 100년 이상된 교회 예배당과 건축물 1300여개와 선교단체의 문화유산 200여개 등 1500여개를 대상으로 실시되고 있다. 한기문은 전수조사를 위해 지난 3월부터 조사 대상 교회와 선교단체 등에 우편 이메일 택배 등으로 공문을 발송했다. 한기문은 교회 및 선교단체가 간직한 구한말 예배당을 비롯해 역사적·문화적 가치가 있는 건축물, 생활문화유산, 역사유적 등의 목록 사진 도면 연혁과 같은 자료와 정보를 요청했다.
한기문은 이달 말까지 관련 자료를 모아 책자를 발간하고 문화재청에 보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또 교계 전문가들의 검토 및 자문을 거쳐 기독교 문화유산의 존재가치를 널리 알리고 등록문화재로 인정받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한기문이 경북 영주 내매교회와 부설 내명학교 건물 보존 작업 및 등록문화재 신청을 위해 힘을 기울이는 것도 이런 방안의 일환이다. 이 건물은 2013년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로부터 한국기독교사적 제11호로 지정됐으나 이 지역의 댐 건설 계획으로 수몰 위기를 맞고 있어 교계와 학계의 관심이 요청되고 있다.
한기문 이사장 이태희 목사는 “기독교가 어떻게 하면 허물어진 문화유산을 복원해 문화재로서의 가치를 평가받고 다음세대에 물려줄 것인지를 하나님 앞에서 고민해야 하며, 지속적인 수집·보존·계승 활동을 벌여야 한다”며 한국교회의 협조를 당부했다.
지난 1월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설립감사예배와 사업설명회를 연 한기문은 기독교 문화재 전수조사와 함께 다양한 사업도 펼칠 계획이다.
한기문은 오는 25일 전남 순천과 여수 지역 기독교 성지를 순례·탐방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서울·경기 지역에서도 순례 프로그램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 다음달 5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양화진문화원에서 한국 기독교 문화유산 보존의 역할과 방향, 기독교 문화재 보존 사업의 의미를 조명하는 심포지엄을 연다. 심포지엄에서 이은선 최종호 김경신 교수 등 10여명은 기독교 문화유산과 관련한 논문을 발표하고 토론한다. 또한 기독교문화재연구소를 설립해 체계적이고 학술적인 기독교 문화유산 연구와 교육사업을 병행한다.
한기문은 특히 불교의 템플스테이와 유사한 기독교 유적지 체험활동인 PCH(피플커링홈·people curing home) 사업을 연내 실시할 방침이다. 이는 기독교 문화유산 답사 프로그램으로 낮에는 기독교 유적지를 답사하고 저녁에는 교회나 수양관 등에서 답사내용을 토론하며 신앙을 키우는 영성 훈련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지역별로 자원봉사자를 두고 기독교 문화유산 지킴이 활동도 벌인다.
한기문 사무총장 임영근 목사는 “기독교 문화유산 자료조사와 보존·발굴 작업은 한국교회 역사상 유례가 없는 작업”이라면서 “출범 초창기라 하나하나가 쉽지 않지만, 차곡차곡 실적을 쌓아 협회의 역량을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010-8615-7730·kacchp.co.kr).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100년 이상 된 기독교 문화유산 1500여 개 ‘문화재 등록 위해 전수조사 중’
입력 2015-05-08 0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