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영성] 당신은 교회 성도입니까? 아니면 교회 고객입니까?

입력 2015-05-09 00:44
저자가 밝힌 2004년부터 2010년까지 557개 교회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열 교회 중 아홉은 쇠퇴하고 있거나 지역 사회의 성장 속도보다 느리게 발전하고 있다.

세대별로 살펴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946년 이전에 미국에서 태어난 소위 건설 세대의 3분의 2 정도가 그리스도인이다. 그러나 밀레니엄 세대 중 그리스도인은 15%에 불과하다. 1980년과 2000년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엄 세대는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세대로, 거의 8000만 명에 달한다. 미국 교회는 지금 이들 중 대부분을 잃은 참담한 현실을 맞고 있다. 젊은 층 75%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다는 얘기다.

미국의 상황이 이토록 좋지 않은 이유는 교회가 그만큼 건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열 교회 중 아홉이 더 이상 지역사회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분명히 드러난다. 한국 교회도 머잖아 미국교회처럼 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그래서 저자는 교회 멤버십의 참된 의미를 발견하고 삶의 변화를 준비할 것을 요청한다. 교회의 변화를 추구하고 교회가 지역사회와 온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대책을 세우길 원한다.

“나는 교회의 고객입니까. 성도입니까?” 단순하면서도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지는 저자는 ‘멤버십’ 비유를 좋아한다. 물론, 시민단체나 컨트리클럽의 멤버십 같은 것이 아니다. 성경에서 말씀하는 “너희는 그리스도의 몸이요 지체의 각 부분이라.”(고전 12:27)는 멤버십이다.

저자는 책을 통해 당신은 그리스도 몸의 한 지체이므로, 내가 ‘눈’이든 ‘귀’든 혹은 ‘손’이든 제 역할을 수행하는 성도여야 한다고 말한다. 역할을 수행하는 성도로서 당신은 베풀고 섬기며, 복음을 전하는 사역에 매진해야 하고, 부지런히 공부해 다른 사람들에게 축복이 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는 교회의 연합에 기여하는 성도가 될 것이다. 나는 어떤 목회자나 사역자나 성도로 완벽하지 않음을 알고 있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다. 나는 험담이나 불화를 조장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내 취향과 욕구에 교회를 맞추려 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우리 교회 목회자를 위해 매일 기도할 것이다. 나는 우리 가족을 교회의 좋은 성도가 되도록 인도할 것이다. 우리 가족은 교회를 위해 함께 기도하고, 교회에서 함께 예배드릴 것이다. 그리고 섬길 것이다.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위해 목숨을 버리셨으므로, 우리도 교회를 더욱 깊이 사랑하도록 도와주실 것을 그리스도께 간구할 것이다.”(128∼132쪽)

저자는 하나님은 우리에게 희망의 징표로 교회라는 공동체를 선물로 주셨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성도라는 거룩한 선물 말이다. 이 책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구원의 선물을 거저 받고,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가 됐다는 교훈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자신의 멤버십을 결코 당연시하지 않고 그것을 선물로 여기며, 다른 이들을 섬길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성도다.” 저자는 책에서 여섯 가지 역할과 의무를 다 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각 장이 끝나면 ‘날짜와 서명’을 기록하는 페이지를 만들었다. 서약서 뒷면에는 다섯 가지 ‘숙고할 문제’를 던진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