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안으로 국적 크루즈 선사를 발족하고 2020년까지 크루즈 관광객 300만명을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내국인의 선상 카지노 출입을 허용하고, 선박 구입을 위한 금융·세제 지원방안도 마련한다. 현재 국적선사 4곳과 협의 중이다.
해양수산부는 7일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크루즈 산업 활성화 대책’을 보고했다. 정부가 크루즈 산업에 팔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선 것은 그만큼 크루즈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의 크루즈 관광객은 2013년 137만명으로 전년 대비 6.5% 성장했다. 2020년에는 700만명까지 늘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2012년에 국적 크루즈선 클럽하모니호(2만6000t)가 취항해 부산과 일본을 오가는 상품을 팔았었지만 고객 유치 실패로 2013년 폐업해 현재는 한 척도 없다.
우리나라는 상하이, 칭다오, 톈진 등 중국의 주요 기항지에서 20시간 이내에 도착이 가능하기 때문에 지정학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 크루즈 안에서 승객들이 20시간 이상 머무는 게 힘들기 때문이다. 중국·일본 크루즈 항로의 중간 지점에 있다는 점도 국내 크루즈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요인이다.
정부는 외국 크루즈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2016년까지 부산, 인천, 제주, 속초에 전용 부두를 확충키로 했다. 전통문화나 지역축제 등 지역적 특색이 있는 맞춤형 관광 콘텐츠도 개발할 계획이다. 이달 안으로 국내와 일본의 주요 관광지를 오가는 크루즈를 두 차례 시범 운행하고, 출입국 심사 과정이나 전용 부두를 사용하는 데 있어 발생할 수 있는 불편사항 등을 점검할 계획이다.
선사에 대한 금융·세제 지원방안도 마련한다. 선사 입장에서는 중고선 매입을 위한 비용을 확보하는 게 관건인 만큼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과 자금 지원 방안을 협의 중이다. 7만∼8만t급 중고선의 가격은 2000억원을 웃돈다.
현재 국내 우량 선사 4곳이 해수부와 협의 중이고 올해 안에 1곳 이상이 국적 크루즈 선사 면허를 취득할 예정이다. 면허를 취득한 선사는 2만t 이상 중고 선박을 사들여 선상 카지노 허가 등 절차를 거쳐 내년 상반기 취항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현재로서는 내국인과 19세 미만은 선상 카지노 출입이 제한된다.
세종=이용상 기자
한국도 크루즈선 띄운다… 정부, 내년 상반기 취항 목표
입력 2015-05-08 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