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원두커피 공략 편의점들 “한판 붙자, 스타벅스”

입력 2015-05-08 02:48

‘스타벅스의 경쟁자는 편의점?’

편의점이 병이나 캔으로 판매하는 커피 외에 매장에서 직접 뽑는 원두커피 판매를 강화하며 커피전문점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지난 1월부터 ‘세븐카페’ 점포를 운영하며 원두커피를 테스트 판매하고 있다. 자체 블렌딩한 아라비카 원두를 사용해 매장에서 드립 방식으로 제조해 판매한다. 현재 서울에 있는 21개 편의점 매장에서 기계를 들여와 판매 중이다. 한 잔 가격은 1200원에서 2000원 사이로 커피전문점에 비해 절반에서 3분의 1 정도로 구입할 수 있다.

세븐일레븐은 테스트 기간을 거친 후 오는 7월부터 세븐카페 매장을 본격적으로 늘려나갈 예정이다. 일단 올해 말까지 세븐카페 매장을 1000개로 늘린 후 내년에도 관련 매장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생각이다.

편의점 CU는 4000여개 매장에서 에스프레소 방식의 원두커피 ‘바바’(1200원∼1500원)를 판매 중이다. 웅진식품과의 제휴를 통해 고급 아라비카 원두와 커피머신을 공급받고 있다. 아이스커피와 핫커피에 어울리는 원두를 사용하기 위해 하절기와 동절기로 나눠 원두를 블렌딩하고 있다. 이밖에 GS도 2900개 점포에서 에스프레소 머신을 갖춰놓고 있고, 미니스톱도 ‘미니카페’ 브랜드로 원두커피를 선보이고 있다.

편의점이 원두커피 판매를 강화하는 것은 가격과 접근성에서 커피전문점보다 이점을 갖고 있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커피전문점처럼 좌석을 제공하진 못하지만 테이크 아웃 소비자만 놓고 보면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편의점 매장 숫자 1위인 CU의 경우 전국 매장이 8000여개에 이르지만 커피전문점 매장 1위 이디야는 전국에 1500여개 매장을 갖고 있다.

실제 일본의 경우 2013년 일본 내 편의점 1위 세븐일레븐이 100엔 커피를 선보인 후 관련 시장이 폭발적으로 증대했다. 이후 로손, 패밀리마트 등 다른 편의점들도 잇따라 100엔 커피 제품을 선보였다. 일본 편의점 상위 5개사가 지난해 100엔 커피 판매 목표를 전년 대비 2배인 13억잔으로 잡을 정도로 시장이 급성장했다. 100엔 커피의 인기는 커피와 함께 먹을 수 있는 도넛 등 연관 상품 개발로도 이어지고 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커피의 경우 기호식품이기 때문에 소비자 충성도가 높은 편이지만 품질만 전제된다면 가격이나 접근성에서 커피전문점과 비교할 때 우위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