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엄마가 당신 엄마임을 증명하라는 게 말이 되느냐.”
리커창 중국 총리는 6일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황당한 사례를 소개하며 공무원들의 비효율적 업무행태를 질타했다. 리 총리는 “매체 보도 내용을 본 것”이라며 “해외로 출국하려던 사람이 ‘긴급 연락인’에 자신의 모친 이름을 적었더니 관련 공무원이 자료를 요구하며 ‘당신 엄마가 당신 엄마다’라는 것을 증명하라고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순간 회의장은 웃음바다가 됐다고 신경보가 7일 전했다. 리 총리는 “이게 어떻게 증명이 되느냐. 정말 웃기는 이야기”라며 “도대체 공무원들이 국민에게 책임지는 태도가 있는 것이냐 아니면 일부로 국민에게 장애물을 만들어 주려는 것이냐”고 질책했다.
리 총리의 공직사회 질책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최근 국무원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는 “정부가 사업을 실행하는 데 1년 이상이 걸린다는 게 말이 되느냐. 이건 정부 결정을 뒤집자는 식의 태도 아니냐”고 말했다. 지난해 5월 국무원 회의에서는 “일부 지방 관리들은 일은 하지 않고 사고만 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일은 안 하고 자리만 차지하면서 월급만 축내는 것 아니냐”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중국 정부는 리 총리 주도하에 행정 간소화와 권한의 하부단위 이양을 골자로 한 ‘간정방권(簡政放權)’ 조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무원 상무위원회에서 결정한 사항을 소관 부처가 7일 이내에 대외에 공표하고 시행하도록 하는 ‘7일 규정’도 도입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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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하려면 엄마 증명서류 제출?”… 리커창, 황당한 중국 관료주의 질책
입력 2015-05-08 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