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데이터 중심 요금제’ 첫 도입… 2만원대로도 음성 무제한, 데이터 사용량 따라 요금 선택

입력 2015-05-08 02:48

이동통신사들이 휴대전화 요금체계를 데이터 중심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기존에는 비싼 요금일수록 음성과 데이터양이 비례해서 높아졌지만 앞으로는 음성은 무제한으로 사용하면서 데이터가 필요한 양에 따라 요금을 선택할 수 있는 형태로 개편된다.

KT는 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2만원대 요금으로 음성 통화를 무제한으로 이용하면서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요금을 설계할 수 있는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8일부터 출시한다고 밝혔다.

가장 낮은 요금제인 29.9(월 2만9900원) 요금제를 사용하면 이통사에 상관없이 휴대전화끼리 통화는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데이터는 300MB가 기본으로 제공된다. 더 많은 데이터를 원하면 요금제를 올리면 된다. 5000원 단위로 요금제가 올라가며 데이터는 1∼6GB까지 선택할 수 있다. 59.9(월 5만9900원) 요금제를 고르면 통신사, 유무선 구분 없이 모든 통화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고 데이터도 사실상 무제한 사용이 가능하다. 데이터는 10GB가 기본 제공되며 이를 다 소진하면 하루에 2GB씩 추가 제공된다. 이것도 다 쓸 경우에는 기존 LTE 속도보다 느린 3Mbps 속도 내에서 데이터를 자유롭게 쓸 수 있다.

KT는 사용자들이 데이터를 보다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밀당’이라는 시스템도 업계 최초로 도입한다. 쓰고 남은 데이터를 다음 달로 이월(밀기)할 수 있고, 데이터를 모두 소진한 경우에는 다음 달 데이터에서 최대 2GB를 당겨서 쓸 수도 있다. 데이터 이월은 기존에도 있었지만 당겨쓰는 건 KT가 처음이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으로 LTE 사용자 1인당 데이터 사용량은 2.3GB에 달한다.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가입자는 1인당 14GB 이상을 쓸 정도로 데이터 사용량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KT는 데이터 선택 요금제 도입으로 1인당 월 3590원, KT LTE 고객 1000만명 기준으로 연간 4304억원의 가계 통신비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남규택 마케팅부문장은 “음성은 무제한으로 쓰면서 데이터만 선택해 요금 설계가 가능하기 때문에 가계통신비 절감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KT가 포문을 열면서 이통사 간 데이터 요금제 경쟁은 본격화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새 요금제를 출시하기 위해서 미래창조과학부와 협의 중이며 조만간 새 요금제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인가사업자여서 새 요금제를 출시할 때 미래부의 인가가 필요하다. KT와 LG유플러스는 이 과정 없이 요금제 출시가 가능하다.

SK텔레콤 역시 데이터 중심 요금 체계를 선보일 예정이다. 2만원대 음성 무제한 요금제, 현재보다 저렴한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등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LG유플러스도 고객 혜택을 강화한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등 미래형 요금제를 다음 주 초에 발표할 예정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