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임기가 오래 갈지, 내가 오래 살지 모르지만 꼭 200살까지 살아서 아베에게 이길 거예요. 아베는 임기 안에 사과하든지, 아니면 물러나야 합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87) 할머니가 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 시립공원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을 찾았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이 할머니는 소녀상으로 다가가 “추웠지”라고 말을 건넨 뒤 목에 분홍색 스카프를 감아주고 뺨에 입을 맞췄다. 소녀상을 어루만지던 할머니는 “나도 이만한 나이에, 이런 모습으로…(끌려갔다)”며 말을 잇지 못하고 흐느꼈다.
소녀상과 나란히 앉은 이 할머니는 “아베의 망언에 소녀상도 분노해 주먹을 불끈 쥐고 있지 않으냐”면서 “아베가 진정으로 사과하는 날 쥐었던 주먹을 펼 것”이라고 했다.
장소를 옮겨 열린 간담회에서 ‘왜 일본에는 가지 않느냐. 끌려가던 당시 상황을 자세히 묘사해보라’는 일본 기자들의 흠집내기식 질문에도 이 할머니는 당당했다. 이 할머니는 “아베는 한국 여성들이 돈 벌기 위해 자발적으로 나선 것이지 강제로 끌고 간 적이 없다고 왜곡하고 있지만 내가 바로 역사의 산증인”이라고 일갈했다.
이 할머니는 “나는 우리 후손과 일본 젊은이들이 미래를 향해 손잡고 나가기를 바라기 때문에 증언을 하는 것”이라며 “아베는 일본 국민을 생각해서라도 공식 사과하고 법적인 배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할머니는 “나는 이제 한국 나이로 88세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죽기에는 너무 억울하다”면서 “일본이 공식 사과할 때까지 눈을 감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전석운 기자 swchun@kmib.co.kr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아베 사과 받을 때까지 살아남을 것”
입력 2015-05-08 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