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해 갚는 ‘후불 성형’ 등장

입력 2015-05-08 02:41
서울 강남 일대의 성형외과에 환자를 알선하고 수수료를 챙긴 ‘성형 브로커’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병원에서 수술비의 30%를 수수료로 받아 챙겼다. 대부업체를 운영하면서 ‘후불 성형’이라는 대출상품을 팔았고, 불법 시술을 하기도 했다.

강남경찰서는 리베이트를 받고 성형외과에 환자를 알선해준 혐의(의료법 위반 등)로 성형 브로커 이모(29)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이씨 일당에게 환자를 소개받은 강남구 모 성형외과 의사 이모(55)씨 등 3명과 병원 직원 9명도 함께 불구속 입건했다. 브로커 이씨 등은 2013년 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환자 50여명을 알선해주는 대가로 성형외과 세 곳에서 1억여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 등은 성형수술을 먼저 받고 나중에 수술비를 분납하는 ‘후불 성형’이란 이름의 신종 대출영업을 했다. 강남의 유흥업소 여종업원을 대상으로 “돈이 없으면 저렴한 이자로 대출받게 해주겠다”고 유인했다. 인터넷에 ‘성형 대출’ 광고를 올리고 연락한 여성들을 병원에 연결해줬다. 이씨는 수수료 30% 외에 대출이자 13%를 뗀 나머지 돈을 병원에 수술비로 건넸다.

이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강남의 한 성형외과 지하에 ‘피부 클리닉’을 차린 뒤 무면허 시술업자를 고용해 여성 476명에게 눈썹 문신과 반영구 화장 등을 해주고 6600여만원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반영구 화장 시술을 하면서 인체에 위험한 ‘짝퉁’ 국소 마취제를 사용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씨 등이 다른 성형외과 4, 5곳에도 환자를 소개해 준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