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비전 나눔설교-유경선] 희망나눔 캠페인

입력 2015-05-08 00:36

사복음서가 빠짐없이 증거하고 있는 오병이어 기적은 예수님께서 곤경에 빠진 많은 사람들을 위해 큰 사랑을 베풀어주신 대표적인 기적의 사건입니다. 도움을 주는 것은 불가능해 보이고,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는 빈들에서의 막막한 곤경을 예수님께서 해결해주신 구원사건입니다.

사건은 구원대상의 숫자에 포함되지도 않는 어린아이의 작은 도시락에서 시작됐습니다. 그리하여 곤경을 당한 세대주인 남자 어른 5000명에게 넉넉히 나누어주고, 열두 광주리가 남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습니다. 이는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떡 다섯 개를 무한대로 계속 늘려주시는 예수님의 능력을 증거하는 사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예수님께서 사람들의 마음을 크게 확장시키셔서 공동체 전체가 넉넉하게 나눌 수 있도록 하는 ‘나눔의 신비’를 경영하시는 능력을 체험시켜 주신 사건이기도 합니다. 원래 주님이 다스리시는 곳에는 모자라는 사람도 없고, 남은 것을 썩히는 사람도 없습니다. 우리 주님의 신비한 능력은 오병이어라는 물질의 뻥튀기보다 ‘나눔의 신비’라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저는 유학 중 미국의 시골교회에 초대를 받아 함께 예배를 드린 적이 있었습니다. 아주 작고 시골스러운 교회였습니다. 예배 시간에 맞춰 들어서는 순간 모든 교인들의 시선이 저희 내외에게 집중돼 적잖이 놀랐습니다. 특히 70세를 휠씬 넘긴 할머니 교인들이 많이 모이셔서 신기한 듯이 저희 내외를 반겨주셨습니다. 심지어는 가까이 다가와 저희를 만져보는 할머니도 있었습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40여년 전 할머니들이 젊으셨을 때 전쟁을 치르고 온 나라가 폐허가 된 한국, 특히 어린아이들과 여성들의 비참한 사진을 보고 헌금을 모으셨답니다. 자기들도 부자가 아니라 헌금이 너무 적은 것 같아서 낮에는 각자 밭에서 일을 하고 저녁이면 피곤한 몸을 이끌고 교회에 모여 공동으로 퀼트 작업을 해서 약간이라도 모이면 한국으로 보내곤 했답니다.

그때 그 불쌍한 어린아이가 수십년 후에 양복을 입고 목사가 되어 할머니들 앞에 나타났으니 정말 신기하더랍니다. ‘몇 푼 되지 않는다고, 구호물품을 보내는 비용이 더 들 것이라고, 식량이 도착할 때까지 배고프고 아픈 어린이들이 버틸 수 있겠느냐고, 곤 닥쳐올 추위와 전염병은 우리도 속수무책일 것이라고….’ 이 같은 염려들 때문에 적은 헌금이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격이 되지 않을까 걱정했답니다. 저희의 방문은 40년 후 한국이 훌륭하게 성장해 남을 돕는 나라가 됐다는 소식을 눈으로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할머니들은 정말 신기해했고, 교회 전체가 감사와 감동과 감격으로 충만했습니다.

한국월드비전 서울지회연합회에서도 11일 강서구를 시작으로 ‘글로벌 희망나눔 캠페인’을 시작합니다. 우리 지역의 위기가정 아동을 돕고, 네팔 지진피해자 등 지구촌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나눔의 신비’를 실천하고자 합니다. 오병이어의 주관자 되신 예수님께서 우리 모두를 도와주실 줄 믿습니다.

유경선 목사(좋은샘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