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에서 시즌 초임에도 불구하고 대형 트레이드가 잇따르고 있다. 각 구단이 개막 시작부터 피 말리는 순위 싸움을 이어가면서 너 나 할 것 없이 전력보강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 이글스는 6일 왼손 유망주 유창식과 오른손 베테랑 김광수, 젊은 외야수 오준혁·노수광을 KIA 타이거즈에 내주고 왼손 선발요원 임준섭과 오른손 불펜 박성호, 왼손 외야수 이종환을 받는 3대 4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앞서 2일에는 kt 위즈와 롯데 자이언츠가 프로야구 역대 최대 규모인 4대 5 트레이드를 했다. 지난달에도 두 건의 트레이드가 있었다.
프로야구에서 개막이 시작된 지 두 달이 채 안돼 네 번이나 대형 트레이드가 이뤄지는 것은 무척 이례적인 일이다. 올 시즌 각 구단이 대형 트레이드를 서두르는 것은 ‘절박감’ 때문이다. 막내구단 kt를 제외하고 전력이 평준화 돼 시즌이 시작부터 치열한 순위싸움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초반부터 뒤쳐질 경우 시즌 중·후반 추격할 동력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점에서다. 또 kt의 경우 1할대 승률이라는 처참한 성적을 만회하기 위해 유망주를 내주고 즉시 전력을 얻는 트레이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트레이드 효과는 곧바로 나타나고 있다. 이날 한화에서 KIA로 팀을 옮긴 노수광은 NC 다이노스전에 곧바로 투입돼 데뷔 첫 안타와 타점, 득점을 올렸다. 노수광은 지난해 한화에서 타석에 한 차례 들어서서 삼진을 1회 당한 것이 1군 타격 기록의 전부였다. 같이 트레이드된 오준혁도 이적 후 첫 안타와 타점, 득점을 1개씩 냈다. 노수광과 오준혁은 유니폼도 마련되지 않아 각각 홍건희와 필립 험버의 유니폼을 입다가 경기 후반 새로 마련된 옷으로 바꿔 입는 촌극도 연출했다. KIA는 다만 믿었던 마무리 윤석민이 ⅔이닝 동안 3피안타와 볼넷 3개로 2실점해 4대 5 역전패를 당했다.
kt는 한화와의 경기에서 용덕한의 역전 만루홈런에 힘입어 8대 5로 승리했다. 용덕한은 팀의 창단 1호, 개인 통산 1호 만루 홈런을 쳐 내 기쁨이 더했다. 10연패에서 탈출한 kt는 시즌 4승(26패)째를 거뒀다. 트레이드로 롯데에서 kt 유니폼을 입은 외야수 하준호는 1번 타자로 나와 5타수 2안타 1볼넷으로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두산 베어스는 LG 트윈스를 5대 4로 물리치고 2연승을 달렸다. LG는 7연패를 당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넥센 히어로즈를 5대 3으로 꺾고 전날 패배를 되갚았다. SK 와이번스는 롯데를 5대 3으로 제압하고 팀 순위가 5위에서 3위로 뛰어 올랐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유니폼 바꿔 입고 펄펄… ‘트레이드 효과’
입력 2015-05-07 03:54 수정 2015-05-07 18: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