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 서울시 산하기관들 3년간 성과급 3500억 펑펑

입력 2015-05-07 02:32

서울시 산하기관들이 모두 20조원이 넘는 부채가 있는데도 최근 3년간 임직원에게 총 3000억원이 넘는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평가에서는 낮은 등급을 받았는데도 임직원들은 이와는 별개로 고액의 성과급을 챙긴 경우도 있었다.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아 6일 공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서울시 17개 산하기관의 부채는 22조50억원에 이른다.

특히 SH공사,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 서울시설공단, 서울농수산식품공사 등 5개 투자기관의 부채는 21조5994억원으로 전체 부채의 98%를 차지한다.

그런데도 17개 기관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총 3570억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SH공사 등 5개 투자기관은 총 3304억원(1인당 평균 1735만원)을 지급했다. 1인당 성과급이 가장 많은 기관은 농수산식품공사로 2297만원이었고 이어 서울메트로 2031만원, 서울도시철도 1522만원, 서울시설공단 1391만원, SH공사 945만원 등의 순이었다.

기관 평가에서 등급이 낮은데도 이와 무관하게 성과급 잔치를 벌인 곳도 적지 않았다.

서울도시철도는 지난해 하위권인 ‘라’등급을 받았고 전년도 적자가 2658억원에 3년 연속으로 부채가 증가했지만 기관장은 100%, 직원은 111%의 성과급을 받았다.

서울농수산식품공사는 3년 연속으로 부채가 증가한 데다 당기순이익이 계속 줄었는데도 기관장은 280%, 직원은 195%의 성과급을 받았다.

출연기관인 세종문화회관은 기관평가에서 최근 3년간 ‘다’등급을 받았으나 기관장은 A등급을 받아 직원에 비해 배 이상의 성과급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 의원은 “서울시 산하기관들이 성과급 제도를 부실하게 운영해 시민이 낸 세금을 낭비했다”며 “산하기관 경영평가 체계와 성과급 제도를 전면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메트로나 도시철도공사의 적자는 무임승차 손실분 등 구조적인 요인에 기인하는 측면이 강하다”며 “지방공기업 경영평가는 수익성뿐 아니라 공공성과 고객만족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동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