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양과목 중간고사 ‘집단 커닝’

입력 2015-05-07 02:04
서울대의 윤리 교양과목 중간고사에서 ‘집단 커닝’이 벌어졌다. 강사가 부정행위를 저지른 학생들만 재시험을 치르도록 하자 학생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에 ‘성철윤 중간고사 커닝’이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날 오후 치러진 철학과 개설 교양과목 ‘성의 철학과 성윤리’ 중간고사에서 일부 학생들이 집단으로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내용이었다. 글쓴이는 “학생이 250명이나 되는데 감독은 조교 1명뿐이었다. 뒤쪽에 앉은 학생들은 서로 커닝을 하거나 휴대전화, 교재를 보며 답안을 작성하고 있었다”고 적었다. 이 글에는 ‘시험 도중 화장실에 다녀오며 커닝하는 사람도 봤다’는 등 목격담 댓글이 잇따랐다.

논란이 가열되자 강사 A씨는 지난 3일 ‘부정행위를 저지른 학생을 대상으로 재시험을 치르겠다’고 공지했다. 7일 수업시간에 부정행위자만 출석해 답안지를 돌려받고 새 답안지를 다시 제출하라는 거였다. A씨는 “부정행위 학생들이 과오를 스스로 시정할 기회를 주겠다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이 조치에 학생들은 ‘부정행위자를 신뢰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색출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냐’ 등의 비판 글을 올리고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철저하게 조사한 후 엄중히 문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