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이 단순한 물질적 지원을 넘어 정서적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문화적으로 소외되거나 정서적 장애를 겪는 아동의 심리적 측면까지 고려하는 활동을 통해 ‘어려움을 함께하는 따뜻한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겨냥한 것이다. 특히 기업의 지원을 받은 각종 정서치료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잇달아 발표되고 있어 향후 기업들이 이 분야에 대한 지원과 투자를 더욱 늘릴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 정몽구재단은 6일 ‘온드림스쿨’ 사업이 큰 효과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2012년부터 실시 중인 이 사업은 농어촌 지역 초·중·고등학생에 우수한 강사와 교육 콘텐츠를 지원해 교육 격차를 해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256개 학교를 대상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재단은 지난해 온드림스쿨에 참여한 중학생과 참여하지 않은 중학생, 각각 200여명을 선정해 프로그램 참여 전후로 사회성, 도덕성, 감성, 창의성, 행복감 등이 어떻게 변했는지 설문조사했다. 설문 결과 프로그램 참여 학생은 5개 영역 모두에서 프로그램 체험 이후 평균점수가 상승했다. 그러나 프로그램 미참여 학생은 창의성을 제외한 4개 영역에서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온드림스쿨 참여 학생의 도덕성 점수(4.06→4.27·5점 만점)가 프로그램 미참여 학생에 비해 눈에 띄게 증가했다.
한화그룹의 문화예술교육 사회공헌 활동인 ‘한화예술더하기’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한화는 한부모가정 아동이나 복지시설 아동 등을 대상으로 2009년부터 3년간 국악, 미술, 연극, 음악 등 4개 장르에 대한 전문교육으로 진행했다. 이후 3년은 환경을 주제로 음악, 무용, 연극 등 9가지 예술 장르에 대해 교육 및 체험의 기회를 제공했다.
한화는 2012∼2014년 3년간 프로그램에 참여한 초등학교 3학년 이상 아동 662명을 대상으로 프로그램 효과에 대해 관찰했다. 아동들의 창의성 지수는 높아졌고(3.83→4.20·5점 만점), 정서인식 및 표현 능력, 사고촉진 능력 등 정서지능 지수(3.26→3.94)도 상승했다.
GS칼텍스도 미술·무용·연극·음악 등을 활용한 통합예술집단치료를 통해 상처받은 어린이의 정서적 치유를 돕는 ‘마음톡톡’ 프로그램을 2013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전국의 거점센터·캠프·교실힐링 등에서 교육이 실시되는데 3년간 7000여명의 아동이 참여했다. 2013∼2014년 센터치료 효과성 조사결과 치료집단 참여아동은 감정상태, 자아존중감, 대인관계 능력이 향상됐고, 우울과 공격성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태광그룹도 2012년부터 장학생들이 그룹홈에 거주하는 초·중·고생들의 학습도우미 역할을 하는 ‘그룹홈 학생지도’를 통해 나눔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성폭력 후유증에 시달리거나 충동조절장애나 편집증을 앓고 있는 아동과 심리치료사들이 각종 조형미술 작업이나 심리치료를 통해 마음의 상처를 치료해주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불우한 아동의 정서적 측면을 치유하는 사업은 세심하고 따뜻한 기업이라는 긍정적 이미지를 확산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정서 치료의 효과도 속속 입증되고 있어 기업들 사이에 관련 사회공헌 활동이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기획] 그늘진 동심 어루만지는 참 착한 기업… “단순 지원 넘어 정서 치유”
입력 2015-05-07 02:11